“안심하라던 목소리 하늘의 음성과도 같았어요” 한진텐진호 선장, 청해부대장에 감사 편지
입력 2011-04-25 19:35
“밝은 하늘 아래서 처음 보았던 사람, 청해부대원들은 이제 우리의 우상이 되었습니다.”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될 뻔했던 위기를 넘긴 한진텐진호(7만5000t급)의 박상운(47·사진) 선장이 24일 청해부대장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25일 합참에 따르면 박 선장은 편지에서 “무엇으로도 갚지 못할 크나큰 은혜를 입은 한진텐진호 승조원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무탈한 상태에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순항 중”이라고 근황을 전한 뒤 “두려움 속에서 공포의 시간을 보내다 청해부대장과 무선 통화가 처음 성공했을 때 그 살 떨리고 뭐라 형언할 수 없었던 통렬한 기분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선원 여러분 안심하라던 무전기 소리는 하늘의 음성과도 같았다”면서 “아직도 그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웃음 짓게 한다”고 말했다.
박 선장은 “땀으로 완전히 젖은 군복에서 인도양의 바람을 타고 밀려드는 소금기 잔뜩 안은 그 진한 땀의 향기는 사람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향수였다”면서 “작전 수행을 했으면서도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에 고마워하던 당신들의 모습에 펑펑 울었다. 우리는 그날 다시 태어났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청해부대 장병들을 ‘희생을 희생이라 여기지 않고 당연히 해야 하는 사명으로 생각하는 우직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하고 “최소한 여러분의 그 모습 백분의 일이라도 닮으려고 애쓰며 나머지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