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왕실 로열 웨딩 초청 기준이 뭐냐”… 전직 총리 제외·왕정 독재자 대거 초대해 구설수
입력 2011-04-25 21:16
영국 왕실의 로열 웨딩 초청인사 명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당 출신 전직 영국 총리들이 명단에서 빠진 대신 인권 탄압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독재자들’이 대거 초대됐기 때문이다. 바레인, 스와질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브루나이, 카타르, 레소토, 부탄, 쿠웨이트 등 최근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거나 인권 탄압으로 알려진 국가의 지도자들이 논란의 대상이다.
영국 왕정 반대 단체 ‘공화국’은 “이 같은 하객명단은 폭군과 그 족벌의 인명록 같다”며 초청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초청받은 바레인의 살만 빈 하마드 알 칼리파 왕세자는 개인적 사유로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고 영국 왕실에 통보했다.
토니 블레어·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가 세간의 예상과 달리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한 것에 대해, 영국 왕실은 “이들은 영국 최고 기사 작위인 가터 작위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윌리엄 왕자는 왕세자나 국왕이 아니어서 결혼식에 총리를 초청해야 할 의전상의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은 자신들에게 결혼선물을 하고 싶은 사람은 26개의 자선단체를 지원하는 기금에 기부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두 사람이 만든 웹사이트(www.royalweddingcharityfund.org)에 기부된 돈은 윌리엄 왕자와 동생 해리 왕자가 세운 자선재단을 거쳐 각 자선단체에 전해지게 된다. 기부금은 6개국 통화로 낼 수 있다.
두 사람이 지원하는 자선단체들 중 상당수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대부분 영국에 있으며 의료·아동·환경 등 분야도 다양하다. ‘군미망인연합회’처럼 윌리엄 왕자의 군 복무 이력을 보여주는 단체도 포함돼 있다.
두 사람은 아프리카의 검은 코뿔소와 코끼리를 멸종위기에서 보호하기 위한 런던 동물원의 프로젝트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평소 아프리카에 대한 윌리엄 왕자의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케냐에서 휴가를 보내며 미들턴에게 청혼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