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공습] 카다피 암살작전 돌입… 美·英 “뱀 머리 잘라야 내전 종식” 관저 집중폭격
입력 2011-04-25 21:17
국제사회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암살 작전을 사실상 시작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은 25일 오전 0시10분(현지시간)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카다피 관저를 집중 폭격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리비아 정부 관계자는 “카다피가 각료회의 등을 주재할 때 사용한 사무용 건물 3개동이 파괴되고 15명이 크게 다쳤다”면서 “명백히 카다피의 목숨을 노린 공습”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격을 현장에서 지켜본 취재진은 “역대 최고 수준의 강력한 공습이 진행됐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카다피는 민간인들이 밀집해 있는 건물에 숨어 있으며, 이들을 ‘인간 방패’로 활용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가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과 영국 고위 관계자들이 카다피 암살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감행됐다. 지난 주말 리비아를 방문한 존 매케인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카다피를 직접 겨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린제이 그라함 상원의원도 “뱀의 머리를 잘라야 사태가 끝난다”며 맞장구쳤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미국의 무인전투기 ‘프레데터’로 카다피를 암살하는 것에 대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카다피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이는 군사작전, 자산 동결 등 여러 노력에도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 따른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카다피 자산 동결 노력이 터키, 케냐 등의 비협조로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고 LA타임스가 지적했다.
한편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반정부 시위대 거점도시 다라 지역을 급습해 다수의 사상자를 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는 요르단과의 국경을 폐쇄했다.
국제사회는 시리아 사태에 개입할 뜻을 내비쳤다. 사이드 베나르비아 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ICJ) 중동·북아프리카담당 자문관은 24일 “대량 학살 증거가 충분하다. 인권 침해가 얼마나 자행됐는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 관계자들의 자산 동결 등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