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분당乙 민주당 손학규 후보… 직장인 상대 투표·지지 호소

입력 2011-04-25 21:24


“어디로 갔는지 안 보이네. 마이크 소리가 나는 쪽으로 찾아가야 해.” “어? 저기 보인다! 지나쳤어. 후진해. 저 차! 지금 저 차 따라가면 돼.”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손학규 후보 취재를 위해 25일 아침 일찍 민주당 김영근 부대변인과 백현만 공보부장이 운행하는 취재지원 차량에 동승했다. 정자역 인근에서 출발해 빌라 및 아파트단지 밀집지역인 무지개마을 일대를 30여분간 돌아다녔지만 손 후보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손 후보가 일정 범위 내 길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악수를 청하던 지금까지의 선거운동 방식에서 벗어나 이날은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마이크 유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자동 어느 주택가 골목을 돌아가는 손 후보의 차량을 겨우 발견해 다가갔다. 손 후보는 2t 트럭을 개조한 유세차량 단상에 꼿꼿이 선 채로 손에 마이크를 쥐고 있었다. “분당시민 여러분. 꼭 투표해 주십시오. 손학규와 함께 서민들이 잘 사는 사회, 중산층이 튼튼한 사회를 만듭시다! 감사합니다.”

손 후보는 기자를 보자 차에서 내려 악수를 청했다. 연두색 넥타이를 맨 단정한 양복 차림에, 손에는 흰 장갑을 끼고 있었다. “그간 정류장 부근이나 상가 같은 데를 걸어 다니면서 악수만 했는데, 마지막으로 호소하려고 마이크를 잡고 주택가에 들어왔지. 이제 이틀밖에 시간이 없으니까.”

대화 중에 노령의 한 신사가 다가왔다. 뜻밖에도 민정당 사무총장을 지낸 박준병 전 의원이었다. “지나가다 봤소. 내가 이 동네 산 지 오래됐지. 나이는 올해 일흔아홉이요. 자! 손학규 파이팅!” 대표적 민정계 인사가 손 후보를 격려하는 모습을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 측이 봤다면 어떤 느낌이 들었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손 후보 차량이 무지개마을 건영6단지에 들어서자 주부 손모(39)씨가 다가와 아파트 바로 옆에 위압적으로 서 있는 송전탑의 철거를 요청했다. 손 후보는 즉각 대답했다. “저 철탑 곧 없어집니다. 제가 경기도지사 때 시작한 송전탑 지중화(地中化)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데, 내년 말이면 끝납니다. 이번에 당선되면 주거환경 개선작업을 계속 해나가겠습니다.”

주민들 반응을 보니 골목골목 찾아다니는 마이크 유세도 꽤 효과가 있었다. 아침식사도 거른 손 후보는 점심때 KT 및 NHN(네이버) 본사 앞으로 이동해 직장인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시종 의원 한 명 대동하지 않는 ‘나 홀로 유세’ 기조는 변함없었다.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을 입에 올리는 일도 일절 없었다.

성남=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