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달러화 추락] 각국 중앙銀, “美 양적완화 좀 말려줘요”

입력 2011-04-25 21:29

최근 달러가치가 계속 떨어지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의 양적 완화로 넘쳐 나는 달러가 아시아·남미 신흥국가 등으로 몰리면서 고물가와 자산 거품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달러지수는 이날 73.978을 기록, 2008년 8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이는 2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현재의 0∼0.25%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달러는 올해 들어서만 6% 이상 추락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미국의 양적 완화 통화정책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자 ‘달러유동성 피하기’란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의 양적 완화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홍수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진 브라질과 중국 중앙은행은 성장률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과 자국통화 절상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인용해 2009년 3분기∼2010년 2분기에 터키에는 국내총생산의 6.9%에 해당하는 자본이 외부로부터 들어왔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태국의 달러유입량은 각각 6.6%, 5%에 달한다고 밝혔다. WSJ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정부가 경제회복을 위해 양적완화에 손잡고 있지만 결국에는 식량인플레와 미 경제신뢰도 저하를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벤 버냉키 연준의장이 27일 97년 연준 역사상 처음으로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는 것이 달러 약세 추세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