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中 교장 재공모… 교단 다시 파열음
입력 2011-04-25 18:14
내부형 공모제로 평교사 출신 교장을 선출했다가 절차상 문제가 지적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임용 제청을 거부당한 영림중학교가 교장을 재공모한다. 교장공모제 실시에 대한 찬반 논란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25일 영림중의 내부형 교장공모제 실시에 대해 학부모와 교직원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부터 새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26일부터 영림중의 모든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교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내부형 교장공모제 찬반 여부를 물을 계획이다. 찬성 의견이 절반을 넘을 경우 다음달 23일부터 교장공모 및 접수가 시작된다. 지원자에 대한 서류 및 심층면접 과정을 통해 새 교장 후보자가 선정되면 시교육청은 6월 중순 교과부에 교장 임용을 제청하게 된다.
하지만 재공모 결정을 두고 학부모와 교원단체의 갈등은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 공모를 둘러싸고 발생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림중은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조사 대상자의 67%가 찬성해 교장공모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1차 심사에서 서류심사, 학교운영계획 설명회, 심층면접을 모두 실시하고 후보자를 선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류심사만으로 일부를 탈락시킨 점 등이 교과부 감사에서 지적됐다. 당시 교장임용 제청이 거부됐던 박수찬 교사는 교과부를 상대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에는 교장공모심사위원장 등이 “불공정 심사를 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반대한 학부모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는 등 구성원의 싸움도 진행 중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불공정 논란으로 공모 교장의 임용 제청이 거부됐기 때문에 시교육청은 교장공모제 지정을 철회해야 한다”며 “지난 공모의 후유증이 정리되기도 전에 재공모 실시를 발표한 것은 영림중을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실험장으로 이용하겠다는 오기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동훈찬 정책실장은 “제도가 아니라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면 절차를 바로잡고 재공모하는 건 당연하다”며 “학교 구성원의 동의 아래 실시하는 내부형 공모제를 외부 단체가 옳다 그르다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교장자격증 소지 여부와 상관없이 학교 경영능력과 품성을 갖춘 학교장을 뽑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경력 15년 이상 교감자격증 소지자 또는 경력 20년 이상 교사는 공모 교장에 지원할 수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