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1년 맞는 새만금방조제… ‘서해안 관광1번지’로 떴지만 환경논란은 진행형
입력 2011-04-25 22:01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33㎞) 도로가 27일로 개통 1년을 맞는다. 1년 동안 모두 88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 방조제는 서해안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도로 개통으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관광지로서 전북의 이미지를 높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숙박·위락시설 등 관광 인프라 부족과 방조제 도로 활용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평일엔 아직 한산…그러나 서해안 최고 관광지 등극=25일 오후 4개월 만에 찾은 새만금 방조제는 한산했다. 전북 군산시 비응항에서 신시도 광장까지 15㎞를 승용차로 달리는 동안 지나친 차량은 100대가 채 넘지 않았다.
신시도 광장에서는 광주광역시에서 나들이 나온 어르신들이 넓은 주차장 한쪽에서 점심식사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평일에는 사람이 아주 적어요. 하지만 주말에는 꽤 밀려오지….”
비응항 내 새만금마트 주인 박난영(38·여)씨는 “평일에는 외지 차량이 드문드문 올 뿐”이라며 “(방조제 도로가 개통된 지) 벌써 1년이나 됐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그는 하루 전만 해도 수만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전했다. 이 일대에서 ‘제8회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려 바다를 가로지른 도로에 하루 종일 사람들이 북적였다는 것.
첫 생일을 맞는 새만금 방조제는 어느새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방문객이 몰려오는 서해안 최고 관광지로 우뚝 섰다. 지난 1년간 하루 평균 2만4000여명이 찾아와 전북지역 단일 관광지로서는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방조제가 단순한 물막이 기능뿐 아니라 관광자원 기능도 겸하도록 조성된 덕분이다. 비응항 내 상인들은 “날이 따뜻해지는 5월부터는 방문객이 훨씬 더 많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도로 개통으로 군산∼부안 간 거리가 50㎞쯤 단축돼 종전에 1시간30분가량 걸리던 시간이 1시간이나 단축됐다. 이후 인근 3개 시·군은 적지 않은 소득 증가와 홍보 효과를 누렸다.
도로위에선 사이클과 마라톤대회, 인라인대회, 자전거 동호인대회, 걷기대회,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 등 각종 국내외 스포츠대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전북 내 10개 해수욕장의 입장객 또한 전년보다 26%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숙박업소와 관광인프라 부족은 큰 아쉬움=하지만 웅장한 규모와 위상과는 달리 주변에 관광지나 숙박업소 등 관광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해 900만명 가까운 인파가 밀려왔지만 숙박과 체험시설이 크게 적어 ‘거쳐 가는 관광’에 그치고 있다는 것. 전북도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앞으로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했지만 지난 1년간 찾아온 숫자라도 해마다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비응항 내 한 가게 주인은 “‘외지인들이 어디 둘러보는 게 좋으냐’고 물으면 ‘방조제 위를 달려보고, (선유도까지 가는) 유람선 한 번 타보라’고 말하는 게 고작”이라고 말했다. 오후 7시면 왕래를 막는 조치도 내방객의 발을 묶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농어촌공사와 전북도 등은 신시도와 야미도 다기능 부지에 메가리조트 등 각종 편의시설을 2013년(1단계)까지 확충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 사정 등으로 제대로 지켜질지 미지수다. 또 군산공항에 국제선을 취항하는 일과 군산에서 새만금까지의 철도를 연결하는 것도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어촌공사 조인현 새만금사업단장은 “방조제 개통으로 인근 지역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한 해였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관광 인프라 구축과 국내외 홍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환경 문제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지난 2월 새만금 안 호수에서 상괭이(쇠돌고래) 2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한 채 물 위에 떠올라 방조제 건설의 부작용이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 이는 본격 시작된 관광·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멸종위기종 등 보호해야 할 해양생물은 없는지, 친환경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요구하고 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