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이 지구관측 가능 ‘아리랑 5호’ 8월말 우주로

입력 2011-04-25 17:47


러 선행위성 발사 연기 따라 예정보다 한달 지연

우리나라 최초로 전천후 영상 레이더를 장착한 지구 관측위성 ‘아리랑 5호’가 오는 8월 말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우주로 쏘아올려질 예정이다. 당초 6∼7월 발사 예정에서 한 달 이상 늦춰졌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아리랑 5호 발사 이전에 예정된 러시아의 선행 위성 발사가 6월로 연기됨에 따라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5호의 발사도 8월 말로 연기됐다고 25일 밝혔다. 항우연 관계자는 “만약 선행 발사의 연기가 또 다시 발생하면 아리랑 5호의 추가 발사 연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리랑 5호의 발사 일정이 다소 유동적인 것은 선행 발사가 여러 국가의 위성을 함께 탑재하는 ‘클러스터 론치(Cluster launch)’이기 때문이다. 위성을 싣고 가는 각 발사체는 발사 용량이 정해져 있으며 아리랑 5호가 장착될 러시아 드네프르 발사체의 경우 1.4t의 위성을 고도 550㎞까지 올려 놓을 수 있다.

하지만 무게 100㎏ 이하 초소형 혹은 소형 위성의 경우 몇개의 위성을 묶어서 발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위성 발사국의 입장에서 발사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다.

100㎏급 위성의 단독 발사도 가능하지만 이 경우 발사 비용이 위성 개발비용 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아리랑 5호는 무게 1.4t의 중형 위성으로 단독 탑재돼 발사된다.

문제는 선행 발사가 우크라이나, 영국, 터키, 이탈리아, 미국 등의 소형 위성 8기가 함께 발사된다는 점. 따라서 어느 한 국가의 위성 발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 전체 발사 일정이 늦어지고 차후 예정된 발사 계획도 줄줄이 미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항우연 아리랑5호 사업단 김진희 체계팀장은 “드네프르 발사체의 경우 발사 성공률이 97%이며, 상용 발사로 성공한 15회 가운데 6차례가 클러스터 론치 형태였다”고 말했다.

아리랑 5호는 총조립 후 전자파 간섭 여부를 확인하는 전자파환경시험, 우주환경(고진공, 고온·저온)에서 위성성능을 검증하는 궤도환경시험, 발사 시 극심한 진동·충격·소음에서 위성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발사환경시험을 모두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현재는 위성시험의 최종 단계로 지상국과 연결해 직접 위성을 운용하는 시험을 수행 중이다. 위성-지구국 간 최종 적합성 시험을 완료하면 위성에 탑재된 주요 장비의 정렬을 확인하고 위성의 중량을 측정하는 질량 특성시험이 이뤄진다. 운송 전 최종 위성상태 점검이 끝나면 7월 초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아리랑 5호의 가장 큰 특징은 세로 70㎝, 가로 4.5m의 전천후 영상 레이더 ‘SAR(Synthetic Aperture Radar)’를 장착했다는 점. 현재 운용 중인 아리랑 2호는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을 촬영하는 광학위성(해상도 1m급)이어서 맑은 날에만 관측 가능하다. 태양광이 없는 야간이나 구름이 끼거나 악천후 기상상황에서는 원하는 영상 정보의 획득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마이크로파 대역 영상 레이더를 탑재한 아리랑 5호는 안테나를 통해 마이크로파를 지표면으로 보내고 그 반사되는 신호를 측정해 2차원 영상으로 복원하기 때문에 어떠한 기상, 주야 조건에서도 관측할 수 있다.

아리랑 5호는 발사 후 5년간 550㎞ 상공에서 하루 약 15회 지구를 돌며 세계 모든 지역의 영상을 제공하게 된다. 아리랑 5호의 1m급 고해상도 레이더 영상 정보는 이른바 ‘골든(GOLDEN) 임무’(그래픽 참조)로 일겉는 주요 활용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김 팀장은 “아리랑 5호를 기존 아리랑 2호와 2012년 발사 예정인 광학위성 아리랑 3호(0.7m급 해상도)와 연계한다면 서로 다른 형태로 촬영해 복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재난재해 감시 및 각종 자원 이용 실태 파악 등 다양한 면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레이더 위성과 광학 위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운용하는 것은 전 세계 위성 영상 활용 분야에 있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