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칠 경찰…가출소녀를 보호자 확인없이 성추행범에 인계

입력 2011-04-25 01:00

경찰이 보호자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10대 가출소녀들을 40대 성추행 전과범에게 인계했다. 이 가출소녀들은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24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남부서 문학지구대는 지난 20일 오후 1시쯤 A양(14)과 B양(14)이 ‘대전에서 출발해 인천종합터미널에 도착한 버스에 무임승차했다’는 터미널 관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A양과 B양을 지구대로 데려와 보호하다가 “내 딸의 친구들이니 데리고 가겠다”며 지구대를 찾아온 C씨(45)에게 이들을 넘겨줬다.

경찰은 여중생을 인계할 당시 C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연락처 등을 파악했을 뿐 이 남성이 여중생들의 실제 보호자인지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경찰은 여중생들이 귀가하지 않자 뒤늦게 이 남성의 신원 파악에 나서 성추행 전과자 및 절도 혐의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23일 붙잡아 조사 중이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중생들에게 돈 5만원씩을 주고 귀가시켰으며 이후 행적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중생들이 22일 오후 7시쯤 서울의 한 PC방에서 인터넷을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C씨와는 헤어진 뒤여서 범죄 혐의점은 적어 보이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 여중생들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인천 지역 나머지 8개 경찰서에 공조 수사를 요청해 여중생들의 행방을 확인 중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