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00주년 中 칭화대 화려한 기념식…권력 서열 1·2위도, 차기 주석도 동문

입력 2011-04-24 22:05

중국의 대표적 명문대인 칭화(淸華) 대학교가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화려한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칭화대 출신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자칭린(賈慶林) 정협 주석,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등 국가 최고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기념식은 전국에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됐다.

후 주석은 연설에서 “신중국이 출범한 지 60여년이 지났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아직 경제·사회 발전 수준을 따라잡지 못했고 선진국과 비교하면 뚜렷한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칭화대 학생과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지식과 도덕, 혁신적 사유와 실천 정신, 전체와 개성의 조화를 주문했다. 후 주석은 지난 20일 칭화대를 전격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경제의 ‘차르(황제)’로 불렸던 주룽지(朱鎔基·83) 전 총리가 지난 22일 모교인 칭화대를방문해 교육제도를 통렬하게 비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주 전 총리는 당시 부인과 딸을 대동하고 칭화대 경제관리학원을 방문해 교수·학생들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 대학에 등장한 가짜 논문과 부실한 기초교육 문제 등을 지적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 명보(明報) 등 홍콩 신문들이 24일 보도했다.

주 전 총리는 농촌교육 문제와 관련해 “상하이 모터쇼에서는 1억 위안(약 165억원)이 넘는 초호화 승용차가 팔리고 있는데 수많은 농촌 어린이들은 아직 무상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부총리를 거쳐 1998년 3월~2003년 3월 총리로 재직하면서 중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칭화대는 개교 기념행사로 학교사료 전시장을 개관해 후 주석의 학생시절 성적과 주 전 총리의 실험보고서 등을 전시하고 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전했다. 후 주석의 성적이 담겨 있는 ‘우리학교 정치보도원 공작현황 보고서’는 “후의 성적은 모두 우수하며 여가시간에는 문예활동에 적극적인 학생으로 무도 창작과 연출 등에 참가했다”고 적고 있다.

미국이 의화단 사건 배상금으로 1911년 반환한 돈으로 칭화학당이 건립됐다. 1925년 4년제 대학으로 승격됐고, 1928년 ‘국립칭화대학’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후 주석 등 국가 서열 1·2위 모두 칭화대 출신이며 차기 주석 자리를 물려받게 될 시 부주석도 이 대학 출신이어서 ‘칭화대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