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어디서 났나… ‘개인 돈’이라는데 투자 시점은 안 밝혀
입력 2011-04-24 22:01
SK그룹은 24일 최태원 회장의 대규모 선물투자 손실과 관련, “회사 자금이나 비자금일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최 회장 ‘개인 돈’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최 회장이 직접 어떤 돈으로 언제 선물투자를 했는지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비자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004년 검찰의 SK그룹 비자금 수사에서 그룹 선물투자에 최 회장의 차명계좌가 활용된 전례가 있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현재 최소 2000억원이 넘는 개인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선 2009년 2월 ㈜SK 지분 103만주 매각(920억원), 2008년 2월 SK건설 지분 37만1659주 매각(200억원), 2007년 7월 SK케미칼 지분 121만4269주 매각(978억원) 등 지분 매각 대금이 2098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최 회장은 2008년 82억원, 2009년 74억원, 2010년 156억원의 배당 수익을 올렸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9월 SK C&C 지분 401만주를 담보로 우리투자증권과 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대출 액수는 알 수 없지만 당시 주식의 가치는 3600억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현재 최 회장의 선물투자 손실 시점은 밝혀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2008년이나 2009년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때문에 우리투자증권과 지난해 맺은 주식 담보대출 계약 체결이 선물투자 손실과 연관돼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