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최문순 ‘불법 콜센터 사건’ 판세 역전 시도… ‘막판 민심 잡자’ 총공세
입력 2011-04-24 21:29
24일 오전 10시50분 춘천시 강남동 춘천MBC 분장실에서 민주당 최문순 후보를 만났다. 최 후보는 방송 연설문 녹화를 준비 중이었다.
그는 기자를 보자 “엄기영씨 그만 사퇴하세요”라고 웃으며 악수를 건넸다. 기자 이름이 한나라당 후보와 같은 점을 의식한 농담이었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강릉에서 전화 홍보원 35명이 한나라당 엄 후보를 위한 불법 선거운동을 하다 적발되자 엄 후보를 향한 사퇴 공세를 퍼붓고 있다.
최 후보는 “불법선거 현장이 그대로 노출된 사상 유례 없는 사건”이라며 “저 같으면 몰랐더라도 후보직을 사퇴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 측은 강릉 불법 콜센터 사건과 마지막 남은 TV 토론회가 선거 판세를 뒤집을 강력한 원투펀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불법 콜센터 사건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결속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 후보 측 관계자는 “춘천·원주는 이미 우리 쪽으로 돌아섰다”며 “강릉은 이번 사태로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엄 후보를 25일 춘천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다. 강릉경찰서도 이날 권모(39)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5일 예정된 마지막 TV 토론회에 거는 기대도 작지 않다. 시청률이 높은 데다 지난 네 차례 TV 토론회에서 엄 후보에 판정승을 거뒀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TV 토론회의 경우 시청률이 무려 17.5%였다.
온의동 최 후보 선거 캠프에서 만난 관계자는 “공무원 경찰 교사 등 여론 전파력이 큰 오피니언 리더층이 최근 토론회를 보고 크게 술렁였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전직 MBC 사장 간 TV 토론회를 한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TV는 그 사람이 가진 모든 것을 드러낸다. 노력하고 외운다고 해서 되지 않는다”며 “도민들께서 정책, 신념, 철학, 살아온 길 이런 부분을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 측은 판세 흐름이 좋다는 판단이다. 선거 초기 20% 포인트 이상 났던 격차가 한 자릿수 이내로 계속 줄어드는 것은 지난해 선거에서 이광재 전 지사가 역전승했던 것과 비슷한 추세라는 설명이다. 최 후보는 “이대로 가면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최 후보는 방송연설 녹화를 마친 뒤 인근 공지천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20대 젊은 유권자를 만나면 “친구들과 함께 꼭 투표해 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어 철원에 위치한 대한수도원을 방문해 1000여명의 신자들과 함께 부활절 연합 감사예배를 드렸다.
춘천 철원=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