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잡아라” 3D TV 글로벌 격전
입력 2011-04-24 18:48
3D TV 기술방식을 놓고 국내에서 자존심 싸움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와 유럽 시장 등으로 전선을 넓혀 글로벌 점유율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3D TV 글로벌 대전=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 미국, 중국 등에서 대규모 3D TV 발표회를 여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마케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지난 2월 17일 SG(셔터안경) 방식의 ‘풀 HD 3D TV’를 발표한 뒤 바로 2월 2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삼성유럽포럼을 열고 스마트 TV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이어 지난 20일 프랑스 파리 개선문 근처에서 폭포 속에 제품을 전시하는 등 문화 마케팅 행사를 가졌다.
FPR(필름패턴 편광안경) 방식의 ‘시네마 3D TV’를 지난 2월 6일 국내 시장에 선보인 LG전자도 지난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유럽 15개국 판매법인이 총출동한 가운데 3D TV 범유럽 출시 행사를 가졌다. 가로 27m, 세로 11m의 역사상 최대 크기의 스크린으로 1452명이 3D 영화를 동시 시청해 기네스 기록을 인정받았다. LG전자는 또 다음 달 칸 영화제를 공식 후원할 예정이다.
최대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도 두 회사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북미 주요 거래처와 미디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TV의 60% 이상에 3D 기능을 탑재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지난 4일 휴스턴에서 열린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농구 챔피언십 결승전을 후원하는 스포츠 마케팅을 펼쳤다. 지난달 3일 브라질 상파울루 신제품 발표회를 시작으로 중남미 시장에도 진출했다.
두 회사는 지난 6일 나란히 중국에서 출정식을 열었고 앞으로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전선을 확대할 예정이다.
◇북미와 유럽에선 삼성전자의 압도적 우위=시장조사 전문기관인 NPD와 GFK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북미와 유럽 3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수량 기준으로 각각 48.8%, 49.9%에 달한다. 북미 시장 점유율 순위는 1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소니(25.8%), 파나소닉(13.9%), LG전자(6.6%) 등이다. 상위 3개 업체 모두 삼성전자와 같은 SG 방식을 채택했다. 유럽도 북미와 비슷한 양상이다. 1∼2월 판매량은 삼성전자에 이어 소니(23.4%), 파나소닉(10.2%), LG전자(7.7%) 순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다 현실감 있고 생생한 3D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에 충실한 전략이 북미와 유럽에서 인정받은 결과”라고 자평했다.
LG전자는 현재까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열세인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LG전자 관계자는 “유럽 등 해외 소비자는 특히 가격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가격과 편리한 3D 안경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LG 제품에 대한 바람이 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3분기 이후에는 역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