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임시 거주지 공사 ‘한국인 기술자 모집’ 광고… “현대판 징용이냐” 네티즌 부글

입력 2011-04-24 21:55

국내 조립식 건물 시공업체가 내국인을 상대로 일본 후쿠시마(福島) 임시거주지 공사 인부를 모집한다는 구인공고를 냈다. 네티즌들은 ‘일본인도 가기 싫어하는 곳에 한국인을 보내려 하느냐’ ‘21세기판 징용’이라며 격분했다.

24일 다음 아고라와 싸이월드 등 포털사이트 게시판엔 H업체가 후쿠시마 복구작업 한국인 구인 공고를 국내 구인 사이트에 올렸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후쿠시마 임시거주지(조립식주택) 기술자 모집’이라는 제목의 공고에는 다음 달 초부터 4개월간 일본에서 일할 목공·전기·패널 기술자 105명을 모집한다고 적혀 있다. 월급여는 400만~650만원이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일본이 저지른 잘못을 한국인이 동원돼 처리하는 지긋지긋한 역사의 되풀이로 ‘21세기판 징용’이라 불러도 되겠다”며 “이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올릴 수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은 “제시된 급여는 일본 최저 임금”이라며 “중개수수료 챙기고 동포를 팔아먹으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비난이 폭주하자 H사는 구인 사이트에서 공고를 내렸다. H사는 일본 건설사로부터 지진피해민 임시거주지 조성공사를 하청받은 업체로, 공사 지역은 원전에서 60㎞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H사 관계자는 “일본의 인력 수급이 어려워 한국에서 인력을 찾는 게 아니고 사업상 수익 때문에 참여한 것”이며 “현재까지 80여명이 지원했고 다음 주 안전 점검을 위해 답사를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구인 사이트에는 원전에서 하루 3시간 청소하는 데 시간당 1만엔(13만원)을 준다는 식의 모집 공고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일본의 한 네티즌은 “전문요원이 투입돼야 할 시기에 일용 노동직을 뽑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