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독재 예멘 대통령 물러난다… 기소 면제 등 GCC 중재안 수용

입력 2011-04-24 18:43

예멘을 33년째 통치하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앞으로 30일 안에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약속이 실행될 경우 예멘은 튀니지 이집트에 이어 아랍에서 세 번째로 ‘피플 파워’가 장기 독재정권을 종식시킨 나라가 된다.

살레 대통령의 특보 타리크 샤미는 “대통령이 걸프협력회의(GCC)의 중재안을 수용해 곧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고 23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 TV 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예멘 집권당인 국민의회당(GPC)도 24일 GCC의 중재안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GCC가 내놓은 중재안에는 살레가 30일 안에 퇴진하면 그와 가족, 측근에 대한 기소를 면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살레의 지명을 받은 야권 지도자가 구성한 통합정부를 중심으로 60일 안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예멘 야권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으나 살레가 먼저 퇴진해야 통합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권 대변인 모하메드 카탄은 “살레가 먼저 물러나야 통합정부 구성에 응하겠다. 또 통합정부는 여야 간 합의 후 7일 안에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식인과 학생 등 반정부 시위대는 살레를 사법처리해야 한다며 중재안에 반대 입장이다.

미국은 즉각적이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주문했다. 백악관 제이 카니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예멘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 중재안이 빨리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예멘에서는 튀니지 혁명의 영향 등으로 지난 1월 중순부터 약 3개월간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지금까지 130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