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잃고 잠투정 늘고… 아이도 ‘만성 피로’ 겪는다
입력 2011-04-24 17:30
최근 아이가 입맛을 잃고 피곤해 한다며 한의원이나 병원을 찾는 엄마들이 부쩍 늘고있다. 엄마들은 딱히 무슨 병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잠실 함소아한의원 김송이 원장은 24일 “아이가 갑자기 밥 맛 없어하거나 유난히 감기가 오래가거나, 잘 자던 아이가 잠투정이 많아지는 등 평소와 다른 점이 보인다면 만성 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아이도 어른처럼 만성 피로를 겪는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만성 피로증후군을 겪는 아이들은 단체 생활과 새학기가 시작되는 3∼5월에 급증하는데, 요즘 내원하는 환아들이 평소 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유치원이나 놀이학교 등 단체 환경에 대한 적응과 바쁜 스케줄에 따른 피로, 봄철 환절기 날씨에 신체가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단체생활을 이제 막 시작한 3∼4세나 초등학교에 입학한 8살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특히 평소 식욕이 없거나 더위에 지쳐 입맛을 잃은 아이, 먹는 것에 비해 활동량이 많은 아이, 평소 8시간 이하로 수면시간이 짧은 아이라면 만성피로가 생길 수 있다. 또 동생이 생기거나 부모의 불화 같은 환경적 요인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 아이들은 피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집중력 및 학습능력 저하, 성장장애 외에도 틱 장애, 비만, 우울증, 알레르기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이는 피곤해도 빨리 자는 것을 싫어하며 움직이고 노는 것을 좋아해 피로가 더욱 쌓인다. 되도록 저녁 9시 전에는 아이를 재우고 10시간 이상 자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낮에는 30∼40분 정도 잠깐이라도 낮잠을 재우는 것도 좋다. 피곤하면 입맛도 같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땐 매실을 먹여보자. 매실은 피로 회복에 효과적인 구연산과 사과산, 호박산 등이 들어있다. 새콤달콤한 매실 장아찌나 매실 드레싱 샐러드로 아이 입맛을 돋울 수 있다. 따뜻한 물에 족욕이나 반신욕을 해 주는 것도 한 방법.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면서 엄마가 아이 어깨를 주물러 주거나 손을 만져주면 몸과 심리적 긴장이 동시에 풀어지면서 아이가 숙면을 취하고 자연스럽게 기운을 북돋울 수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