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태지의 결혼과 사생활 공개

입력 2011-04-24 17:39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가 위자료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스타의 사생활을 어디까지 보호할 것인지가 새삼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신비주의 전략으로 일관해온 ‘문화대통령’ 서태지의 도덕성에 대한 논의가 무성한 가운데 이지아 주변의 사생할이 과도하게 노출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논의의 방향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연예인은 공인의 지위에 있는 만큼 대중이 궁금해하는 기본적인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따르면 서태지는 소비자 대중을 기만한 것이 된다. 이에 반대하는 입장은 국민의 세금을 쓰는 지위가 아니기 때문에 사생활은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과 이혼은 개인적인 문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결혼사실의 공개 여부는 개인의 판단에 맡길 것을 주장한다.

여기서 지적할 것은 두 가지다. 우선 서태지의 거짓말이다. 서태지는 그동안 “음악이 좋아 결혼할 생각이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해 왔다. 예전에 결혼 사실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이라고 공격했다. 사생활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 아니라 거짓말을 한 것이 문제다. 따라서 서태지는 그를 바라보는 수많은 팬들을 향해 책임있고 예의가 담긴 답변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이를 이유로 그들의 사생활을 필요 이상으로 까발려서는 안 된다. 지금 인터넷에는 두 사람의 행적을 비난하는 글들이 많이 떠돈다. 특히 이지아의 과거 행적과 사생활, 주변 인물을 파헤치는 수준은 위험하다. 이지아 소속사가 “이지아를 제외한 다른 이들의 신상과 사생활에 대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다 가수 타블로의 진실을 캐는 ‘타진요’처럼 ‘서태지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뜻의 ‘서진요닷컴’도 등장했다. 그러나 그들의 말대로 서태지와 그의 음악을 사랑한다면 마구 윽박지르기보다는 조용히 당사자의 설명을 기다리는 것이 미덕이다. 결혼을 둘러싼 두 사람의 태도에 대해 도덕성 이상의 차원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