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법·탈법 난무해도 유권자는 냉정하다

입력 2011-04-24 17:40

4·27 재·보궐선거 투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운동 초반 차분하던 분위기와 달리 각 후보 및 정당 간 상호 비방과 함께 불법·탈법 선거운동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선거 분위기가 극도로 혼탁해지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내년에 치러질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강한 만큼 각 정당으로서는 물러날 수 없는 싸움이기는 하지만 지난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구태와 구습이 재현되고 있어 안타깝다.

‘강릉 콜센터 불법 선거운동’ 사건을 비롯해 ‘허위 문자 메시지 전송’ ‘부재자 투표 신고서 허위 작성’ ‘불법 유인물 유포’ ‘관권 개입’ 등 갖가지 불법·탈법 선거 사례와 주장들이 이번 재보선 지역에서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확인 안 되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난 비방 홍수 속에 유권자들은 누가 옳고 그르고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다. 이런 혼탁한 선거에 투표를 해야 하나 하는 회의가 들 정도다.

투표일 이틀을 남겨놓고 각 진영은 막판 유언비어 날조배포, 상대 약점의 침소봉대, 상대 실책 유도 등 고약한 네거티브 선거 전략을 구사해 부동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후보 간 오차범위에서 각축을 벌이는 일부 지역에서는 대 혼전 속에 지원하고 있는 중앙당이 조직과 인력을 총동원하면서 불법 탈법이 기승을 부리고 흑색선전, 비방 폭로전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때일수록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과 판단, 그리고 용기가 필요하다. 역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 그리고 지방선거 때마다 유권자들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냈다. 각 정당과 후보들에게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잡아주는 지혜를 발휘했다. 황금분할 구도를 만들기도 하고 교만한 정당에 대해 일침을 놓기도 했다.

정치와 정치인이 여전히 3류에 머물러 있는 지금 상황에서 믿을 것은 유권자들뿐이다. 각 정당과 후보들이 불법탈법 선거운동과 흑색선전으로 유권자의 눈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권자들은 냉정한 선택을 할 것이다. 남은 이틀만이라도 정정당당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겸허히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정도를 보여주길 정치권에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