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칼슘제제, 심장질환자엔 ‘독약’
입력 2011-04-24 18:00
50대 이후가 되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별다른 의심 없이 칼슘제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칼슘제가 항상 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라면 과도한 칼슘제제 복용이 심장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장질환자 등이 칼슘제제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혈중 칼슘 농도가 높아지고 혈관 벽에 칼슘이 쌓여, 말랑말랑하고 탄력 있던 혈관이 딱딱해지는 석회화 현상을 자초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혈관이 석회화되면 당연히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돼 심장이 필요로 하는 혈액과 산소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게 된다. 이는 결국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심장질환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칼슘제제 복용을 삼가야 한다. 심장병 가족력(아버지가 55세 이전에 심장병을 앓았거나 어머니가 65세 이전에 심장질환을 겪은 경우)이 있거나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환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고혈압은 지방이 혈관에 쌓이는 동맥경화에 의해 상승되고, 당뇨도 피 속에 있는 당 성분이 나쁜 콜레스테롤과 결합한 뒤 혈관 내벽에 쉽게 달라붙어 혈관 내강을 좁히기 때문에 칼슘제제를 복용할 경우 혈액순환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많은 상태의 고지혈증 환자도 마찬가지다. 흡연자 또한 니코틴으로 인해 혈관의 수축작용이 잦으므로 과도한 칼슘제제 복용으로 인해 심장근육으로 가야 하는 혈액과 산소 공급을 방해받게 된다.
그렇다고 장·노년기의 필수 영양소인 칼슘을 보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정제된 알약 형태의 칼슘제제 대신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된다. 칼슘을 천연의 방법으로 섭취하면 인(P)과 비타민 D가 적절히 조합되어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한국 성인의 1일 칼슘 섭취 권장량은 약 650∼750㎎이고, 칼슘이 풍부한 식품은 미역 다시마 김 파래 등이다.
멸치, 뱅어포 등과 같이 뼈째 먹는 생선들과 신선한 생채소를 매일 1∼2가지씩 반찬으로 만들어 먹는 것도 좋다. 저지방 혹은 무지방 우유, 플레인 요구르트 등을 하루에 1∼2개씩 섭취해도 심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칼슘을 보충하는데 도움이 된다.
운동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특히 폐경기 이후 비만 여성들의 경우 심장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높으므로 매일 30분 이상 걷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실외에서 태양빛을 받으며 걷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골밀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 D까지 생성, 심장병 및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박상민 과장 성애병원 심장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