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꼴찌 추락 롯데… “로이스터가 그리워”
입력 2011-04-22 18:36
올 시즌 우승을 공언하며 야심차게 출발했던 롯데가 꼴찌로 내려앉았다. 롯데의 극심한 부진은 핵타선의 실종 때문이다.
롯데는 22일 현재 올 시즌 타율이 0.233으로 8개 팀 중 7위다. 자랑거리였던 홈런은 5개에 그쳐 최하위다. 롯데는 지난해 팀 타율이 무려 0.288이었을 정도로 공포의 핵타선을 자랑했다. 타점·홈런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리그 최고의 방망이를 휘둘렀다. 지난해 타선과 비교해 올해 롯데는 카림 가르시아를 제외하고는 똑같은 선수들이 나섰다. 하지만 가공할 공격력이 갑자기 실종됐다. 타점과 홈런을 놓고 지난해 이대호와 선의의 경쟁을 벌였던 홍성흔은 올 시즌 타율이 0.250에 불과하다. 홈런은 단 한개도 치지 못했다. 클린업 트리오 중 한 명인 조성환은 타율 0.175라는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대호는 그럭저럭 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찬스에 약한 징크스를 이어가고 있다.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도 개막 2연전에 나왔던 2개 이후 아직 소식이 없다.
롯데의 예상치 못한 극심한 난조 때문에 올 시즌 우승 청부사로 영입된 양승호 감독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프로야구 사령탑을 처음 맡은 양 감독은 올 시즌 롯데 수비진에 대대적인 메스를 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급격한 변화가 오히려 독이 돼 방망이가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선수들의 머리가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두산전 9회 무사 1·2루 상황에서 5번 타자 강민호에게 번트 지시가 내려졌지만 4년 동안 한 번도 번트를 댄 적 없던 강민호가 이를 실패하고 2루주자 마저 협살당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선발 라인업도 거의 매일 바뀌고 있다. 그동안 롯데는 핵타선 덕택에 초반 3∼4점 차이가 나더라도 후반에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투·타 전체를 지탱해왔지만 최근 롯데 벤치에는 이런 분위기가 실종된 상태다.
롯데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양 감독은 쏟아져 들어오는 비방문자 메시지 때문에 휴대전화 번호까지 최근 바꾸기도 했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양 감독에 대한 퇴출 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롯데가 그간 4월에 약했다는 것이다. 과연 롯데가 초반 혼란을 잘 무마하고 거인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지 관심이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