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이중생활’에 뿔난 팬들 “입장 밝히는 게 스타로서 도리”
입력 2011-04-22 21:22
서태지(본명 정현철·39)씨는 왜 자신의 사랑을 숨겨야 했을까. 서씨가 배우 이지아(본명 김상은·33)씨와 결혼해 현재는 이혼한 상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무엇보다 서씨가 14년 동안 결혼 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이씨의 소속사 키이스트에 따르면 이들은 1993년 처음 만나 97년 단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이씨는 만 19세였다. 미국 클락 카운티 법원에 보관된 혼인 관련 기록을 보면 두 사람은 그해 10월 12일 자정에 혼인신고를 마친 것으로 돼 있다. 해당 법원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으며 네바다주는 결혼 절차가 가장 쉬워 당사자가 법원의 판사 앞에서 결혼했다는 말만 하면 신고가 끝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류에는 둘의 본명인 ‘정현철’ ‘김상은’의 영문 표기를 따 신랑 이름은 ‘JEONG, HYUN’, 신부 이름은 ‘KIM, SANG’이라고 적혀 있다. 이씨가 로스앤젤레스 상급법원에 이혼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 2006년 1월 23일이므로 10년 가까이 부부로 지낸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둘의 결혼은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서씨가 데뷔 이후 철저하게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결혼 시점이 ‘서태지와 아이들’을 해체하고 은퇴한 다음해인 97년인 만큼 서씨 입장에서는 굳이 결혼 사실을 밝힐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2000년에 귀국해 활동을 재개했지만 그때는 둘 사이가 소원해졌던 것 같다. 결혼을 발표할 타이밍을 놓친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서씨를 따른 팬들 입장에서는 배신감이 클 수밖에 없다. 서씨가 지금껏 결혼설이 불거질 때마다 부인해 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그는 2008년 한 프로그램에 출연, “예전에는 결혼을 하고 싶었다. 오순도순 살고 싶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반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혔었다.
일부 팬들은 서씨의 이중생활을 비판한다. 서씨가 자신의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주문도 많다. 서씨는 이날 한 지인에게 “자신은 잘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공식 입장은 여전히 발표하지 않고 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스타로서 도리”라고 지적했다. 가수 김종서(46)씨 역시 트위터에 “태지답게 본인 입으로 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적었다.
‘문화 대통령’으로 통하던 톱스타와 인기 배우의 은밀한 스토리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둘의 과거를 둘러싼 소문도 무성하다. 둘 사이에 자녀까지 있다는 악성 루머가 나돌았지만 이씨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공식 부인했다. 베일에 가려 있던 이씨의 과거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씨의 초등학교 졸업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됐고, 과거 배우 배용준(39)씨와 불거졌던 열애설도 다시 관심을 끄는 분위기다.
이씨는 본인, 소속사, 업체 등 3자가 참여하는 대외 계약 시 자신은 빠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씨와 작업한 제작사나 광고회사 어디에도 그의 본명이나 주민등록번호는 남지 않았다. 서씨와의 결혼이 14년이나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데는 서씨처럼 이씨도 사생활을 철저히 비밀에 부쳐온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씨와 공개 열애 중인 배우 정우성(38)씨는 충격으로 이날 예정된 자신의 생일 파티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