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 필수→ 선택→ 필수 ‘오락가락’ 정책
입력 2011-04-22 21:17
22일 교과부가 역사 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고교 교육과정에서 선택과목이었던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바뀌었다. 한국사는 1977년 적용된 3차 교육과정부터 2007 개정 교육과정까지 고교 1학년 때만 들으면 되는 과목이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올해 고교 1학년생은 재학 중 한국사를 배우지 않아도 교육과정상 문제가 없다.
3~6차 교육과정에서는 고교 1학년의 경우 주당 3시간 국사 수업을 실시하고 2~3학년 과정에는 한국사 과목이 없었다. 선택과목제가 도입된 7차 교육과정부터는 선택과목으로 한국 근·현대사 과목을 개설했지만 한국사 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했던 고교 1학년이 끝나면 실제로 한국사를 공부하지 않아도 됐다. 수능에서 한국사가 필수 교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2007, 2009 개정 교육과정 역시 고교 2~3학년은 한국사를 선택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교과부의 ‘역사 교육 강화 방안’에 따라 2012학년도 신입생부터는 한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들어야 하지만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현재 고교 1학년생에게도 고교를 졸업까지 한국사는 선택과목이다. 교과부의 역사교육 강화 지침에 따라 현재 대부분 고교에 한국사 과목이 개설돼 있긴 하지만 교육과정상 필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고교 교육과정에서 한국사 과목은 30년 넘게 홀대를 받은 셈이다. 2009개정 교육과정안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한국사를 선택과목으로 정한 것에 대해 논란이 있었으나 교과부는 “국·영·수 등 모든 과목이 선택과목”이라며 교육계의 문제 제기에 선을 그었다.
다른 나라의 고교 역사 교육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의 경우 ‘역사’를 독립 교과로 분류해 매 학년 필수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1~2학년 중 3학기 동안은 105시간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며 2~3학년 중 3학기 동안은 6권의 역사 교과서 중 3권을 선택해 주당 131시간을 공부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일본사’가 선택과목이고 오히려 세계사가 70∼140시간을 이수해야 하는 필수과목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일본사를 대부분 필수 과목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실업계는 70시간, 일반계는 140시간을 공부해야 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