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텐진호 피랍 모면] 해적, 인도양 진출… 업계 비상

입력 2011-04-22 18:18


인도양이 소말리아 해적들의 주 활동무대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해운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21일 해적들의 한진텐진호 피랍 시도 발생지점은 소말리아 해안에서 동쪽으로 740㎞ 정도 떨어진 인도양 한가운데였다. 지난해 4월 피랍됐다가 217일 만에 석방된 삼호드림호가 피랍된 곳도 인도양이었다.

국토해양부 선원표 해양안전정책관은 22일 “최근 들어 소말리아 해적 행위가 아덴만과 남부 인도양에서 인도양 전역과 아랍해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선원·선박 피랍 방지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해적 위험해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건 국제사회가 해적 출몰이 잦은 아덴만 지역에 대한 경계를 높여가자 해적들이 공격 대상을 찾기 위해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소말리아 해적의 선박 피랍 건수는 2007년 51건, 2008년 111건, 2009년 217건, 2010년 225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특히 취약선박의 인도양 운항횟수도 증가세다. 취약선박은 건현(배가 가장 많이 잠길 때 수면부터 갑판까지 높이) 8m, 선속이 15노트 이하인 선박을 말한다. 국내 선사의 선박 중에서는 위험해역(아덴만·아랍해·인도양)에 운항 중인 280척 중 168척(60%)이 취약선박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 중 지난해 국내 선사의 취약선박이 인도양을 운항했던 횟수는 334회로 2009년(259회)보다 29% 증가했다. 전 세계 선박(취약선박 포함)이 지난해 인도양을 운항한 횟수는 총 1124회로 아라비아해(1051회)와 아덴만(435회)을 통과한 횟수보다 많았다.

인도양 등으로 위험해역이 확대되면서 정부 차원의 소말리아 해적 피해방지 대책도 한층 강화됐다.

지난 1월 말 아덴만에서 피랍됐던 삼호 주얼리호 구출작전이 주요 계기가 됐다. 선원대피처 설치 의무화가 대표적이다. 이번에 한진텐진호가 피랍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국토부 대책 발표 직후에 설치한 선원대피처 덕분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사 자발적 조치로는 취약선박 보안요원 탑승, 해적침입 방지설비 설치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중소 규모의 선사들은 비용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보안요원 확보에는 4명 1조로 1회 운항하는 데 4000만∼6000만원, 물대포 등은 기당 2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