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서울노회 ‘금권선거’ 자성 차원 9월 총회에 총대 파송 않기로
입력 2011-04-22 17:40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서울노회가 오는 9월 제96회 총회에 총대를 파송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사태로 촉발된 한국교회 신뢰 하락과 교계의 금권 선거 관행에 대해 먼저 자성하고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서울노회원 일동은 지난 21일 서울 무학교회에서 봄 노회를 연 후 작성한 ‘전국 교회에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22일 발표했다. 성명은 “우리는 이번 한기총 사태의 근본 원인이 대표회장을 선출함에 있어 관행이 돼버린 금권선거에 있다고 본다”면서 “(이는) 많은 교단 내 총회장 혹은 부총회장 선거에 만연된 금권선거의 연장선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본 교단 안에서도 매년 반복되는 금권선거의 악습을 예방하지 못하고 바르게 대응하지도 못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시인하며 통회한다”며 “부패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한국 개신교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성명은 “총회와 한국교회 앞에 사죄하며 그 응분의 책임을 지려 한다”면서 “올 가을 총회에 자진해서 총대를 파송하지 않는다. 총대선거를 하지 않는다. 차제에 노회 총대선거에서부터 일체의 선거운동이 필요 없는 새로운 선거제도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총회에 대해서는 금권선거를 근본적으로 뿌리 뽑을 수 있는 새 부총회장 선거제도를 즉각 마련하고 시행할 것과 한기총 사태와 관련해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서울노회는 이광선(한기총 전 대표회장) 목사가 담임하는 신일교회가 속한 곳으로 전국 64개 노회 중 평양노회(68명) 다음으로 많은 58명의 총대 파송권을 갖고 있다. 노회장 최대준(자양교회) 목사는 “이번 결의는 하나님 앞에 너무나 죄송한 마음을 표한 것으로 이번 기회에 금권선거를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결의를 담았다”면서 “총회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