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잘못된 인사로 공회전한 中·日 외교
입력 2011-04-22 17:35
류우익 주중(駐中) 대사 후임에 이규형 전 주러시아 대사, 권철현 주일(駐日)대사 후임에 신각수 전 외교부 1차관이 내정됐다. 지리학 교수, 정치인 출신 대사가 모두 직업 외교관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현 정부의 인사실패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주중, 주일 대사 인사다. 류 대사는 대통령실장으로 재직하다 쇠고기 촛불시위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대한 보상으로 주중 대사가 됐다. 권 대사도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보상으로 주일 대사가 됐다. 권 대사는 일본 유학 경력이 있어 일본을 좀 안다고 하나 류 대사는 그 정도도 되지 못했다. 재직 기간도 권 대사의 3년에 비해 류 대사는 1년4개월에 불과하다.
현 정부 들어 우리 외교는 중국을 상대할 일이 많았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에서는 외교 전선(戰線)까지 형성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류 대사의 업무 수행은 많은 뒷말을 낳았다. 권 대사 역시 독도와 일본 교과서 문제에 대해 역대 최악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무력하게 대응했다. 그래놓고 내년 총선을 대비해 정치 일선에 복귀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대중, 대일 외교가 높이 평가받지 못하는 데는 공관장 인사의 난맥상도 중요한 이유가 됐다. 최근 터진 상하이 총영사관의 스캔들 역시 같은 맥락이다.
물론 외교부 출신만 대사를 하라는 법은 없다. 외국에는 주요국 대사로 그 나라에 대한 애호가(愛好家)적 관심과 친화력을 가진 비(非)외교관을 보내 상대국의 존경을 받으면서 국익을 실현하는 예가 많다.
일본은 작년 중국 시장에 가장 정통한 종합상사라는 이토추의 회장 출신 니와 우이치로를 주중 대사로 보냈다. 존 헌츠먼 주중 미국 대사는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오래 근무한 기업인 출신으로 중국 어린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지난달 신임 대사로 내정된 게리 로크 상무장관도 중국계 이민 3세로 ‘록가화이(駱家輝)’라는 광둥어 이름까지 있다.
귀임하는 대사들 경우와 같은 공관장 인사는 절대로 되풀이돼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