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구미상모교회 ‘퍼주기 사역’

입력 2011-04-22 17:38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

재정 넉넉치 않지만 나눔 최선


구미상모교회 사역의 특징은 한마디로 ‘퍼주기’라고 할 수 있다. 지역 사회는 물론 국내 신학생, 작은 교회 목회자들, 해외 장애인까지 대상도 다양하다. 교회의 재정이 넉넉해서가 아니다. 대형 교회를 지향하기 때문도 아니다. ‘하나님 기뻐하시는 일을 하려면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한다’는 김승동 목사의 소신 때문이다.

구미상모교회는 1년에 한 차례 대신대, 총신대 신대원생들에게 식사와 선물을 대접한다. 교회 내 봉사조직인 피스메이커는 구미와 경북지역 내 소외계층에 반찬 및 연탄 나누기에 앞장서고 있다. 매년 구미지역 전·의경과 육군 3사관학교 생도들을 찾아 위로하는 시간도 갖는다. 올 초엔 전국 37개 미자립교회 및 개척교회와 자매결연도 맺었다. 소그룹이나 기관별로 이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한다.

총신대 신대원 시절 김 목사는 용인에서 학교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항상 지하도를 통과해야 했다. 어느 날 돈 천원을 구걸하는 장애인과 마주쳤다. 주머니를 뒤졌지만 돈이 없었다. 친구에게 돈을 꾸려 했지만 “줘봤자 또 달라고 할 걸 뭣 하러 주느냐”는 핀잔만 돌아왔다. 할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다음날 걸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 목사는 그때의 미안함을 지금까지도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구미상모교회에 봉사·구제사역이 그렇게 많은 이유다. 그중에서도 김 목사의 장애인에 대한 관심은 특별하다.

공단이라는 지역 특성상 구미엔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다. 김 목사는 무엇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역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교회가 이미 활발히 해오고 있었다. 결국 뜻을 접었다. 대신 장애인 사역을 시작했다.

몇 명 안 되는 자폐아동으로 시작한 장애아 사역이 10여년을 넘기면서 지금은 200여명이 예배를 드린다. 부서도 사랑부(초등학생), 소망부(중고등학생), 나눔부(장년)로 나눴다. 사역이 커지다보니 구미상모교회는 구미뿐만 아니라 경북지역의 장애인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1년에 한 차례 구미지역 장애인 초청 행사를 여는 것은 물론 경북지역 휠체어 무상수리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러시아 중국 등 해외 장애인 초청 행사를 열기도 했다.

구미=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