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감원, 또 역외투기세력 일제점검 나선다
입력 2011-04-21 21:30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6개월 만에 역외 투기세력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선다. 단기외채 증가와 환율 하락세에 따른 대비책으로 보인다.
한은과 금감원은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주요 외국환은행에 대한 특별 외환공동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양측은 “이번 검사는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 방안’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해 10∼11월의 1차 특별 공동검사 이후의 시장 상황을 재점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과 금감원이 눈여겨보는 부분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다. NDF란 미래 특정시기에 거래 당사자 간에 약정한 환율에 의해 계약을 체결한 뒤 만기에 그 차액만 결제하는 상품이다.
당국은 역외 투기 세력들이 원화 강세를 예상하고 달러화를 팔고 원화를 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단기외채가 증가하고 환율이 하락 압력(원화가치 상승)을 받게 된다. 실제 올 1분기 중 단기외채가 100억 달러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 급증도 외채 증가에 한몫했다. 조선사들이 미래에 받을 수주대금을 현재 환율에 맞추기 위해 선물환을 대거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비거주자가 NDF를 8억2000만 달러 순매입했으나 올 1분기에는 무려 113억4000만 달러나 순매도해 환율하락을 부채질했다. 올 들어 21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4% 이상 하락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당국의 역외 선물환 거래 검사를 외국환은행의 선물환 포지션(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의 비율) 추가 축소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외화자금 유출입 변동성을 줄이고자 지난해 10월부터 전월 말 자본금 대비 국내 은행은 50%, 외은지점은 250%까지 선물환 포지션을 유지하도록 했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