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 갤러리 같은 사옥… 스트레스 싹∼
입력 2011-04-21 21:34
“갤러리야 사무실이야?”
21일 오픈한 서울 방배동 미스터 피자 새 사옥(미피하우스·사진)에 들어서면 이런 의문에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 건물 곳곳에 100여점의 미술품이 전시돼 있기 때문이다.
1층 오른쪽 지하로 연결된 통로 벽면에는 사석원 작가가 대형 벽화 ‘선물’을 그렸다. 등에 꽃을 가득 실은 당나귀 그림으로, 방배동에서 30년 가까이 작업한 작가가 이곳 주민들에게 선사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미술이다.
건물 복도와 사무실마다 최종태 박항률 고영훈 석철주 하태임 김강용 전병현 등 인기 작가들의 작품이 걸렸으며, 화장실에도 하명은 작가의 작품이 설치됐다. 지하 복합문화공간 인송홀에는 금중기 작가의 개구리 조각과 중국 작가 리진의 아트피아노가 놓였다. 카페를 겸한 ‘열린 갤러리’가 들어서고, 레스토랑 직원들의 유니폼과 커피잔에도 작가의 그림이 들어갔다.
기업체 건물 로비나 회의실 등에 그림이 걸려 있는 경우는 많지만 회사 전체를 갤러리처럼 꾸민 사례는 드물다. 가나아트갤러리가 기획한 ‘미스터 피자 사옥 갤러리’는 신진 작가 지원 등 ‘기업과 예술의 만남’(메세나)에 관심이 높은 정우현 회장의 열정으로 이뤄졌다. 미술품 애호가인 정 회장은 “좋은 작품을 창고에 쌓아두지 말고 고객이나 직원들과 함께 향유하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직원들은 사무실 벽에 설치된 작품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 이미지를 책상 위에 따로 걸어두기도 했다. 김은환 점포개발팀 부장은 “작품이 걸린 뒤 사무실 분위기가 한결 좋아졌다”면서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 그림을 감상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상상력도 생겨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