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타델’의 힘, 선원 전원 무사… 해적들, 한진텐진호 납치 실패하자 총격 후 도주
입력 2011-04-22 00:44
한국 선원 14명과 인도네시아인 6명 등 20명을 태우고 인도양을 항해하던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 한진텐진호(7만5000t급)가 21일(이하 한국시간) 소말리아 해적들의 공격을 받았으나 납치를 면했다. 선원들의 안전을 지킨 것은 선원 피난처인 시타델(Citadel)이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5시15분쯤 아덴만 지역에서 해적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시타델에 피신 중이던 한진텐진호 선원 전원을 14시간여 만인 오후 7시30분쯤 안전하게 구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또 “청해부대 대원들이 한진텐진호에 승선했을 때 해적은 없었다”며 “선상에서 해적의 것으로 추정되는 AK소총 실탄 3발을 수거했으며, 다수의 맨발 자국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서 싱가포르로 이동 중이던 한진텐진호는 오전 5시15분쯤 국토해양부로 위험신호(SSAS)를 보낸 뒤 연락이 끊겼다. 정부는 해적의 납치 시도로 판단하고 현장에 청해부대를 급파했었다. 당시 한진텐진호는 인도양 스코트라섬 동쪽 약 402㎞, 소말리아 동쪽 약 740㎞ 부근에 정지해 있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해적은 두 차례나 총기 공격을 가하면서 선장이 지휘하는 선교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나 납치가 물리적으로 어려워지자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선원들이 시타델에 피신하면서 해적들이 인질을 잡는 데 실패하자 우리 해군이 도착하기 전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진텐진호 선원의 건강상태는 모두 양호한 편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측은 한진텐진호를 안전지대로 이동시킨 뒤 선박 상황을 정밀 점검할 예정이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싱가포르를 거쳐 부산으로 정상 운항토록 할 방침이다. 한진텐진호에는 박상운(47) 선장과 유일한 실습생인 한국해양대 해양경찰학과 3학년 김준수(23)씨 등이 탑승했었다.
김남중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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