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대동강에 대나무 자라네!… 온난화로 한반도 생태 변화
입력 2011-04-21 18:36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북한 평양의 대동강 유역에까지 대나무가 자라고 있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지구의 날(22일)을 앞둔 21일 환경재단이 펴낸 연구서 ‘기후변화 교과서’에 게재한 ‘한반도의 기후 환경과 변화’ 논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소장은 “북한의 온난화는 중국 동북 3성 지역과 연계돼 남한보다 더 뚜렷하게 관측된다”며 “과거 대나무는 전라도와 경상남도의 따뜻한 지역에만 분포했으나 지금은 평양의 대동강 유역에서도 자라는 것을 직접 관측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열대의 북방한계선인 1월 월평균 기온 영하 3도 등온선이 예전에는 남해안에 있었으나 이제는 평양까지 북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충청도에서도 대나무는 둘레가 10㎝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경기도와 서울에서도 대나무가 자라고 있다.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는 까치의 번식생태 연구에서도 온난화가 한국의 대표적인 텃새인 까치의 번식 성공률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1998∼2009년 서울대 캠퍼스에서 782개의 번식 둥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다. 연구책임자인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이준호 교수는 “몸집이 큰 잡식성 조류여서 기후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여겨온 까치도 온난화로 번식 성공률이 높아졌다”고 했다.
지금보다 연평균 기온이 2도만 높아져도 경북 안동과 대구에서는 더 이상 사과 재배를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기후변화 교과서’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최용상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이동규 서울대 명예교수 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 이사장 등 기후변화 및 생태계 전문가 31명이 집필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