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텐진호 극적 위기탈출] 소말리아 해적, 2006년 이래 9번째… 해마다 되풀이
입력 2011-04-21 22:11
한진텐진호는 한국인 탑승 선박으로는 9번째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지난 2월 금미305호가 풀려남으로써 지금까지 있었던 8차례의 해적 피랍 사건은 모두 해소됐다.
지난 1월 청해부대의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을 제외하면 7차례 모두 해적들에게 석방금을 내고 풀려났다. 지난해 11월 피랍 216일 만에 석방된 유조선 삼호드림호의 경우 몸값으로 950만 달러(약 106억원)의 거액이 지불된 것으로 알려져 국내외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정부는 해적과의 협상은 없다는 원칙을 거듭 천명해 왔다.
금미305호는 몸값 지불 여부가 확실치 않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1억여원을 대가로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돈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해적들이 아무 대가 없이 석방했다”고 설명했다. 또 금미호 석방 협상에 참여했던 동아프리카 항해자지원 프로그램 운영자 앤드루 므완구라는 “식량과 선원들 약품 구입비로 5만 달러가량을 송금한 것으로 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인 탑승 선박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처음 납치된 건 2006년이다. 한국인 8명이 탄 원양어선 동원호가 4월에 납치됐다가 3개월 만에 풀려났다. 당시 지불된 몸값은 80만 달러(약 9억원)로 알려졌다. 이듬해인 2007년 5월에는 원양어선 마부노1·2호가 납치돼 다섯 달 넘게 억류됐다. 이들 역시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주고 풀려났다. 그 후에도 골든노리호(2007년 10월), 브라이트루비호(2008년 9월), 켐스타 비너스호(2008년 11월) 등이 차례로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2009년을 제외하면 2006년 이후 해마다 소말리아 해적에 의한 한국 선박 납치가 되풀이됐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2번째다.
이번에 납치된 한진텐진호의 경우 기존 피랍 선박들에 비해 사이즈가 크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7만5000t급 컨테이너선으로 축구장 2배 크기에 달한다. 선박 높이도 48m에 육박해 운항 시 잠기는 부분을 제외해도 높이가 12m 이상 된다.
그동안 해적들은 높이 10m를 넘지 않는 2만t급 이하 선박을 주로 납치해 왔다.
올 초 한국국방연구원이 작성한 ‘세계 분쟁지역 현황’에 따르면 2009년 전 세계적으로 해적 사건은 406건 발생했으며, 그 가운데 선박 납치는 49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선박 납치 중 47건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전체 해운 물동량의 29%가 소말리아 해역을 통과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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