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고’군분투 하며… ‘원’점 방어율 ‘0’… ‘준’엄히 지키다
입력 2011-04-21 18:10
올시즌 프로야구는 타격 부문과 마찬가지로 투수 부문에서도 새로운 얼굴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방어율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롯데 고원준이다. 지난해에는 류현진(한화)과 김광현(SK)이라는 대한민국 토종 에이스들이 방어율 순위를 놓고 다퉜다. 그런데 지난 19일 방어율 순위 맨 위에는 고원준이라는 이름이 올라왔다.
평균자책점은 ‘0’. 올시즌 8경기에 나서 14¼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자책점·실점도 없었다는 뜻이다. 고원준은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3⅓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규정이닝을 채웠고 곧바로 평균자책점 1위로 올라섰다. 고원준은 지난해 넥센에서 주로 선발로 뛰며 30경기에서 5승7패 방어율 4.12이라는 평범한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상대 에이스들과 유달리 많은 맞대결을 펼쳤고, 그들에게 전혀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다. 올 시즌 롯데에 트레이드된 이후에는 팀의 중간 계투와 마무리를 맡고 있지만 그 역할에 충실하며 롯데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고원준이 등판하면 인터넷 포털 검색어 1위에 그의 이름이 떠오르고, 최근 중간 계투 요원으로서 비교적 많은 이닝을 소화해 ‘혹사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탈삼진 부문에서는 넥센의 김성태가 맹활약하고 있다. 김성태는 21일 현재 탈삼진 23개로 이 부문에서 류현진(26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류현진은 4경기 24⅓이닝 동안 26개의 삼진을 잡았지만 김성태는 한 경기를 덜 치룬 3경기 18이닝을 던져 언제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김성태는 2000년 입단해 10여년 동안 항상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지만 올시즌 빛을 발하며 각 팀의 에이스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마무리는 불펜과 선발을 두루 경험한 두산의 임태훈이 이번 시즌 첫 구원왕 타이틀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임태훈은 지난 20일 넥센전에서 시즌 6번째 세이브를 따내 오승환(삼성), 정대현(SK) 등 쟁쟁한 마무리 투수에 2개 앞서면서 독주 채비를 갖췄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