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간부 출신 유대열 목사 ‘동병상련’… 탈북자 위해 교회와 복지센터 세웠다

입력 2011-04-21 20:27


탈북 동포 유대열(50) 목사는 요즘 하나로교회와 복지센터 설립을 앞두고 기대에 가득 차 있다. 유 목사는 최근 서울 가산동에 탈북 동포들의 신앙훈련과 복지센터로 쓰일 400㎡ 규모의 사무실을 계약했다. 100여명의 탈북자와 기도하며 다음 달 1일 설립예배 및 개원식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엔 남서울은혜교회와 남포교회, 산울교회, 송파제일교회, 울산교회, 일산은혜교회, 향상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의 든든한 후원이 뒷받침됐다.

“남한에 와보니 탈북 청소년들의 교육 환경이 열악했어요. 장기간 도피 생활로 정규수업을 받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탈북 목회자로서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로교회와 복지센터는 앞으로 탈북 청소년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통일선교학교를 운영한다. 또 무료로 영어교실을 열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탈북자들의 생활 안정을 위한 장학금 및 취업 지원, 구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북한 노동당 간부 출신인 유 목사는 1994년 탈북해 중국과 홍콩 등에서 살다가 97년 남한으로 왔다. 엘리트 생활을 했지만 북한식 사회주의에 회의가 들어 국경을 넘었다. 중국에서는 공안을 피해 은신처를 전전하며 허기를 채웠다.

유 목사는 원래 북한의 여느 사람들처럼 철저한 무신론자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무신론자로 살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셨다. 중국에서 피신을 도와준 이가 크리스천 일본 유학생이었던 것이다. 그의 정성스런 보살핌 속에서 성경을 공부하면서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결국 목사까지 된 그는 자신의 이름을 바벨론 포로 상태에서 신앙의 절개를 굳게 지킨 ‘대열(다니엘)’로 바꿨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3년간 신학을 공부했고 2004년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총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탈북자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초대 교목을 역임하기도 했다.

유 목사는 “교회와 복지센터를 아름답게 꾸며준 한국교회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탈북자들의 인권과 복지에 더욱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언젠가 통일이 되면 이들이 남북의 골을 메울 일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