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연예인 공동체 이끌며 전도집회 여는 손종원 목사… 한류처럼 ‘神風’일 것

입력 2011-04-21 17:58


광야교회 손종원(56) 목사는 전도에 생명을 건 목회자다. 1991년 12월 직접 기타를 치며 광야교회를 청년목회 현장으로 만들고 2000년 9월부터 크리스천 연예인공동체인 ‘미제이(MEJ, Mission of Entertainer in Jesus))’를 이끌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미제이에는 가수 에스더, 별, 길건, 강균성(노을), 진주, 원더걸스 예은과 개그맨 송중근 등이 참여하고 있다. 손 목사가 ‘끼’가 많은 만큼 상처 또한 적잖은 연예인들을 다독거리며 그동안 국내는 물론 대만, 미국 하와이와 LA 등지에서 전도 집회를 해온 것은 어느 순간, 어떤 상황에도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믿음에서다.

손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가 목회자의 직접 전도에 달려 있다는 ‘담임목사 전도왕론’을 강조한다. 그는 “교회가 설교, 상담, 심방, 성경공부와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지만 목회자가 전도하지 않으면 ‘수평 교인’(기존 신자의 교회 간 이동)’이 있을지언정 진정한 부흥은 요원해진다”며 성도가 아닌 목회자가 전도왕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회 안에 전도는 목회자가 아닌 평신도의 몫이라는 풍토가 있어요. ‘예수 천당’을 부르짖는 노방전도가 무례한 행위라고 질타를 당하면서 이런 현상이 더 고착화된 것 같습니다.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노방전도를 폄하하는 분들 중 상당수가 실제로 전도에 열심이지 않아요.”

그는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받게 하려는 전도자의 마음을 비난하기 앞서 먼저 이해해야 한다”면서 교회 내 전도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손 목사는 “노방전도를 하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복음에 열려져 있는 걸 알게 된다”며 “황금어장인 거리를 포기하면 안 된다”고 했다.

손 목사의 전도 열정은 미제이, 광야교회 청년들과 함께 수년간 국내에서 청소년 전도집회인 ‘크레이지 원데이’를, 미국에서 ‘LA 익스플로션’을 해온 데서 잘 드러난다. ‘크레이지 원데이’를 진행하면서 적잖은 빚을 지기도 했다. 연예인들은 자원하는 마음으로 공연한다 해도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선 각종 장비를 빌려야 하는 등 부수 경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손 목사는 7월말 또는 8월초에 신촌에서 미제이 전도집회인 ‘서울 익스플로션’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로 3년째인 ‘LA 익스플로션’은 크리스천 연예인들이 공연을 한 뒤 청년 학생들과 함께 노방전도를 펼치는 해외 전지훈련이다. 올해는 6월에 미국 또감사선교교회 등의 협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는 “공공장소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했던 연예인들이 잇단 구설수에 휘말려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연예인들이 고백했던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었음을 헤아려줘야 한다”고 했다. 연예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줄 수 있는 한없이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고 했다. 손 목사는 “(그들이 처한) 사정을 잘 모르고 일반 잣대로 판단하는 건 절대 금물”이라며 “신앙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에게 진정한 멘토가 없는 게 모든 문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크리스천 연예인으로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목회자나 일반 성도들은 상상도 못할 겁니다. 연예인들은 일반인과 전혀 다른 문화에 노출돼 있어요. 때문에 교회의 권위주의적 태도로는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어요. 같은 연령대라 해도 교회 내 청년들과는 구분됩니다.”

그는 따라서 극심한 경쟁 속에 있는 크리스천 연예인들의 눌려 있는 끼를 살려주고 그들만의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크리스천 연예인들을 위한 전문 기획사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했다. “연예인들이 재능 기부를 더 많이 하고 싶어도 일반 기획사에 소속돼 있어 한계가 있어요. 한류(韓流)는 신풍(神風), 즉 하나님의 바람입니다. 연예인들을 국내외 전도대열에 합류시켜야 합니다. 하나님의 ‘하’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더라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게 연예인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속에 있으면서도 세상과 구별되는 탁월한 실력을 갖춘 크리스천 연예인들을 양성하면 방송문화와 오락 프로그램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교회 프로그램이나 행사만을 위해 연예인을 활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교회는 그들이 주동적으로 움직이도록 돕기만 하면 됩니다.” 손 목사는 한 연예인이 2년이 지나서야 자신에게 전화번호를 가르쳐달라고 했던 예를 들어 “연예인의 마음을 여는 것은 인내 그 자체”라면서 “금방이라도 뭐가 될 것 같이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