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찬영 (15) 태국 불교 사찰에 성경 보내기 운동
입력 2011-04-21 18:09
태국 성서공회 총무로 일하는 동안 늘 부담스러웠던 곳이 불교 사찰이었다. 어떻게 하면 수십만 명의 스님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을까 생각하곤 했다.
‘스님들은 구도자이니, 다양한 책을 읽을 것이다. 각 사찰에 성경을 보내 도서관에 비치하도록 해 모든 스님이 읽어보도록 하면 어떨까. 스님들이 과연 성경을 받으실까. 가장 큰스님이 받으시면 다른 스님들에게 전해지지 않을까.’
나는 태국에서 가톨릭의 교황과 같은 위치에 있는 가장 높은 종정 스님을 찾아가기로 했다. 태국 문화에 걸맞게 불교를 상징하는 색깔인 금색으로 성경을 포장하고 금색 리본을 달고 귀한 분에게 선물할 때 쓰는 금색 쟁반을 준비했다.
“만나 뵙게 돼 참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온 최찬영이라고 합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제가 종정 스님께 드릴 선물이 있어 가져왔습니다.”
“무엇입니까?” “네. 이것은 기독교인이 보는 성경입니다. 여기에 진리의 말씀이 있습니다. 이것을 사찰에 비치해 누구든지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읽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비치해 읽도록 하겠습니다.”
종정 스님은 정중하게 성경을 받아주었다.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이 일을 마치고 주님께 기도드렸다. ‘주님, 하나님의 말씀이 사찰에서도 능력이 있을 줄로 믿습니다. 저들이 말씀을 읽을 때 참 진리를 깨닫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고 몇 달 후 사찰에서 온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부탁하신 대로 저의 사찰에 성경을 비치해 원하는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저의 사찰에는 100여명의 스님이 있는데 저마다 읽기를 원하다보니 제가 아직 읽어 볼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미안한 부탁이지만 성경을 여러 권 더 보내줘 모두 읽어보고 진리를 구하도록 도와주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는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곧바로 성경을 준비해 직접 전달했다. 종정 스님은 이전보다 더 정중하게 성경을 받아주었다. 그날 이후 나는 전국 사찰에 성경을 비치하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각 사찰로 성경을 보내면 스님들은 앞 다투어 성경을 읽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여러 사찰에서 성경을 읽은 스님들이 내게 편지를 보내왔다. 한 스님의 편지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저는 창세기를 읽으면서 이전까지 몰랐던 참 진리를 깨닫게 됐습니다. 온 삼라만상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궁금하고 모든 것을 윤회로 이해했는데 거기에 하나님이라는 분이 있어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내용이 적혀 있더군요. 참 귀한 진리입니다. 성경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양한 전도방법이 있겠지만 문서 선교는 참으로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성경을 통한 문서 선교 사역은 그 효과가 이미 확증됐다. 어떤 선교 사역이든 성경을 나누어 주는 말씀 사역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 믿음은 말씀을 들음으로써 생기고, 말씀은 하나님의 성경을 통해 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스님은 물론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손에 성경이 들려져야 한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참된 사랑이 나타나 있다.
문서 사역을 하면서 이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한계를 느끼게 됐다. 그것은 사역의 대상에 관한 문제였다. 그동안 우리가 하던 문서 사역은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삼았다. 그런데 아시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글을 읽지 못한다고 하니 새로운 방법을 간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정리=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