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삼성전자, ‘착한 기업’ 거듭나기?
입력 2011-04-20 21:22
삼성전자가 그동안 회사를 괴롭혀 왔던 ‘블랙컨슈머’(보상 등을 목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의 선처를 호소하고 나섰다.
인터넷에서 ‘환불남’으로 불려온 이모씨는 지난해 5월 자기 집에서 삼성전자 휴대전화가 충전 중 폭발했다며 삼성전자로부터 피해 보상금 명목으로 돈을 뜯어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피해 사실을 올리고 경찰 및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도 냈다. 삼성전자 사옥, 서울중앙지법, 인천공항 등에서 47차례에 걸쳐 1인 시위를 벌이면서 삼성전자를 괴롭혔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전자레인지에 넣고 가열시켜 연소·변형된 것”이라고 결론이 나 구속 기소돼 최근 징역 3년이 구형됐다.
삼성전자는 22일로 예정된 이씨의 선고 공판을 앞두고 19일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씨가 삼성의 명예를 훼손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삼성에도 잘못을 뉘우치는 편지를 수차례 보내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씨도 우리 고객이라는 생각에 탄원서를 내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요즘 부쩍 ‘착한 삼성’으로의 이미지 변신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한 전용 공채를 국내 기업 처음으로 도입해 최근 230명을 뽑아 다음달 사업장에 배치한다. 하반기에도 200여명을 더 선발할 예정이다. 최근 장애인 채용이 늘어났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장애인 의무고용률(2.3%)을 넘어서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사회 일각에 자신들을 향한 질시나 곱지 않은 시선이 있음을 인식하고 보다 포용력 있는 기업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