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교권 살리자” 스승의 날 행사 부활 논란
입력 2011-04-20 21:31
대구시교육청이 12년만에 ‘스승의 날 행사’ 부활을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교사의 권의와 사기를 올리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촌지와 선물 수수 등 교육계 불신을 초래한 병폐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교사들의 사기 진작과 스승이 존경받는 풍토 조성을 위해 올해 스승의 날부터 일선 학교에서 기념행사를 적극 개최하도록 권장한다고 20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예산을 마련해 카네이션 구입 등 스승의 날 행사비를 각 학교에 지원할 예정이다. 또 5월 13일로 예정된 스승의 날 기념 정부 포상 전수식 및 교육감 표창 수여식도 이전과는 다르게 성대하게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열었던 행사를 학생문화센터에서 실시하고 수상 대상자와 가족 및 동료 교원들을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동안 시교육청은 스승의 날 행사가 학부모들의 촌지와 금품 제공으로 사회문제화되자 1999년부터 재량휴업일로 정하는 등 학교 행사를 자제하도록 지도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스승의 날 행사를 통해 교사들의 사기가 높아지길 기대한다”며 “스승의 날 전까지 각 학교에 자율적으로 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방침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원단체총연합회(대구교총)는 찬성의 뜻을 밝혔다. 서상희 대구교총 사무총장은 “지난 10여년간 스승의 날이 포함된 5월이 되면 오히려 암울한 분위기가 형성되곤 했다”며 “스승의 날 행사 활성화를 계기로 교권이 제자리를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형적인 탁상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전교조 대구지부 조정아 정책실장은 “교육청이 이 같은 방침을 세우기 전에 일선 학교와 논의한 적이 없다”며 “교권 추락의 원인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의 소통부재 때문인데 이에 대한 방안 없이 일을 추진하면 고질적인 부조리가 재발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양승희 대구지부장은 “꼭 스승의 날 행사를 치러야만 교권이 확립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학부모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갖은 잡무에 스승의날 행사 진행 부담까지 생겼다”며 “일회성 행사로 교권 신장을 기대하기보다 차라리 하루 쉬게 해주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