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끝에서 탄 휠체어 그 위에서 다시 태어나다

입력 2011-04-20 17:58


장애인 테니스 선수에서 찬양사역자 변신 황영택 집사

그의 나이 45세. 게다가 휠체어에 의지한 불편한 몸이다. 이런 장애를 극복하고 그는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난 이후 그에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장애인 테니스 선수에서 휠체어 성악가로 변신한데 이어 최근 찬양사역자로 나선 테너 황영택(부천교회 집사)씨 얘기다.

“지금도 ‘달리다굼(소녀야 일어나라)’이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육체의 질고 속에서 갈등하던 저를 예수님께서 그렇게 세워주셨거든요. 지금의 고난과 문제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수많은 축복의 시작입니다.”

그가 이런 말을 하는 건 그 자신 누구보다 ‘가시 같은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에겐 여섯 명의 어머니가 있었고, 그렇게 어머니가 다른 형제들 틈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네 살 때 친엄마의 품을 떠난 그는 늘 ‘왜 이런 환경에서 태어났을까?’를 고민했고, 부모를 원망했다.

그런 그가 25세 젊은 나이에 모든 꿈을 접어야만 했다.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고 만 것. 결혼한 지 5개월도 안 되는 신혼 때였다. 그는 모든 것을 잃고 술만 퍼마셨다.

“모태신앙인이었던 아내는 그런 저를 위로하고 늘 곁에서 기도해 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돌아오는 제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비장애인도 술 취해 걷는 걸 보면 보기 싫은데, 휠체어를 타고 허우적거리며 가는 추한 제 모습이 얼마나 비참하던지….”

비로소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2개월 동안 성경을 묵상하며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가’에 대한 답을 찾았다. 고난 가운데 하나님의 뜻이 숨어 있음을 발견한 그는 병원 재활팀에서 휠체어 테니스를 시작했다. 훈련에 매달린 끝에 국가대표로 발탁돼 각종 국제대회를 다니며 국가의 위상을 높였고 스스로도 성장해 갔다.

그러던 중 그는 인생의 ‘대사건’을 만났다. 2001년 스위스에서 열린 월드팀컵 대회를 마치고 호텔에서 잠을 자던 중 꿈속에서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게 된 것.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 2:20).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았다. 비로소 이전의 황영택은 죽었다.

이후 주님은 또 다른 길을 예비해 놓으셨다. 37세에 수능시험을 준비, 성결대 성악과에 진학했다. 휠체어 성악가로 변신한 그는 희귀병 어린이 돕기, 장애인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앞장서 활동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의 음성이 담긴 찬양앨범 ‘넌 할 수 있어’를 발표하고 희망의 메신저로 올라섰다.

“지금은 고난주간입니다. 하나님 안에서는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으며, 우리 삶 속에 하나님의 깊은 경륜이 담겨 있다고 세상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