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프롤로그] 내 얼굴은 신이 만들었다

입력 2011-04-20 18:16


트위터 140자에 맞춰 글을 써 본 적이 있습니다. 직전 인터넷뉴스부장을 하면서 뉴미디어의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서였습니다. 국민일보 건물 주위는 여의도 벚꽃축제장이기도 합니다. ‘낙화의 미’를 보려거든 방문하십시오. 저는 봄마다 벚꽃 호사를 누립니다. 자연과 신앙을 시문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축복입니다.

‘꽃이 지기로서니/바람을 탓하랴…’(조지훈 ‘낙화’) 길만 건너면 긴 터널을 이룬 여의도 벚꽃 잎이 강바람을 못 이겨 저마다 가슴에 떨어진다. 라일락꽃이 지는 꽃을 이어받아 피니, 떠나는 님을 탓하랴. ‘낙화’는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다고 했다.’

‘빈집엔 화분 속 할미꽃 한 그루가 봄 해풍을 맞고 있더라. 늙은 부모님을 모시고 불쑥 찾아간 남도 작은 포구의 고모집. 소식 받고 마실서 돌아온 양주는 눈물을 글썽이고, 그 길로 고모부는 굴비 사러 가더라. 늙은 봄날이 그렇게 가더라.’

‘내 얼굴은 신이 만들었다. 내 표정은 내가 만들었다. 내 표정이 마음에 안 든다. 사회생활에 적합한 표정을 짓다 보니 무표정일 때가 잦다. 생존의 얼굴인가? 한데 집에선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한 가지 좋은 점, 주름살이 없다. 크-.’

‘바리새파. 그들은 유대의 율법과 히브리 전통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에 전 생애를 바쳤다. 유대 신앙에 어긋나는 것을 수치로 알았다. 진퇴를 아는 조선 선비 같다고나 할까. 그랬던 그들의 보수 신앙은 예수시대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만다. 양심을 잃어서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에 순응하고, 또 그가 주신 양심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데 자연과 양심 모두를 내 즐거움에 따라하려 하니 조울증이 생깁니다. 이번 호의 장동명 목사님, 인치승 대표님, 유영민 집사님 그리고 이미선 약사님의 삶이 제게 그렇게 위로가 될 수 없습니다. 저도 독자가 된 한 주였습니다.

전정희 종교기획부장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