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DD 팔아 美 씨게이트 2대 주주에
입력 2011-04-19 22:07
삼성전자가 미국의 씨게이트에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관련 자산을 매각하면서 씨게이트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씨게이트와 HDD 자산을 양도하고 씨게이트 지분 9.6%를 인수하는 내용의 포괄적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HDD 자산 매각 가격은 총 13억75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로 매각대금의 절반은 씨게이트의 지분(9.6%)으로, 나머지는 현금(6억8750만 달러)으로 받는 조건이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씨게이트의 2대 주주, 재무적 투자자를 제외하면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양사는 또 삼성전자의 낸드 플래시메모리를 씨게이트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용으로 대량 공급하고, 씨게이트는 HDD를 삼성전자 PC사업에 대량 공급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삼성전자가 HDD 자산을 씨게이트에 매각함에 따라 플래시메모리 기반의 SSD 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ID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HDD 시장 점유율은 9.4%로 5위에 머물러 있다. 격차도 커 1위 사업자 점유율(33.2%)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미래가 불투명한 HDD 사업을 과감히 축소하고,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SSD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SD는 반도체를 이용한 대용량 저장장치로 반응속도가 빠르고 발열과 소음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SSD는 HDD보다 읽기와 쓰기 속도는 각각 4배, 6배 정도 빠르지만 소비전력은 절반 이하, 무게도 4분의 1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유로 컴퓨터의 저장기능을 담당해 왔던 HDD는 최근 SSD로 대체되는 추세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