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기타리스트 파블로 내한… “자유로움과 신나는 기분 그게 지중해 음악의 정신이죠”
입력 2011-04-19 19:54
“지중해 음악에는 동서양 음악이 섞여 있어서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죠. 대부분 기타리스트는 자세를 잡고 심각한 표정으로 연주하지만 저는 기타를 들고 다니면서 연주해요. 자유로움과 신나는 기분, 그게 지중해 음악의 정신이죠.”
19일 서울 서초동 한 카페에서 만난 캐나다 기타리스트 파블로(Pavlo·42·사진)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저녁 충남 서산시문화회관에서 공연한 그는 20일엔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21일엔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에서 한국 관객을 만난다.
그는 찰스 영국 왕세자가 2001년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무대에 오른, 캐나다의 대표 기타리스트다. 2000년 앨범 ‘판타지아’로 그래미상에 비견되는 캐나다의 주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상’, 캐나다 음반산업협회 금상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앨범 ‘트리펙타’로 주노 어워즈에서 ‘베스트 인스트루멘탈 앨범’ 후보로 올랐다.
그는 인기 비결에 대해 “그리스인 부모님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그리스 전통 음악을 많이 들었다. 캐나다에는 그리스풍의 음악이 없어서 내 음악이 더욱 독보적인 것 같다”고 했다. 앨범에 자주 활용한 그리스 전통악기 부주키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생소해하던 사람들이 나의 노래로 부주키의 매력을 알게 됐다. 가수 엘튼 존은 가끔 전화를 걸어 부주키 연주 멋지다며 자기도 사용하고 싶다고 말한다”며 웃었다.
그는 자신의 곡을 표절한 미국 R&B의 대부 알켈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이긴 경험도 들려줬다. 알켈리가 2000년 발표한 ‘피에스타’는 당시 미국 빌보드 차트 R&B 부문에서 5주간 1위를 기록했는데 파블로의 ‘판타지아’를 표절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그는 “2년간 소송 끝에 알켈리에게 이겼다”면서 “표절 소송을 고민하는 뮤지션들은 상대가 유명인이라고 겁먹지 말고 끈질기게 싸우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