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문제없나… 불안감 확산, 원전 전반 정밀점검 시급

입력 2011-04-19 15:02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고리 원전에서 잇따라 고장 사고가 발생,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국내 원전 전반에 대해 정밀 안전점검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정비 직원들의 실수로 사고가 발생하면서 고리 원전의 안전수칙과 시스템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고리 원전 1호기(설비용량 58만7000㎾·가압경수로형)가 전기계통 고장으로 발전이 중단된 것은 지난 12일 오후 8시46분. 일주일이 지났지만 안전을 장담하지 못해 가동 중단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19일 고리 3·4호기도 전기계통에 이상이 생겼다. 다행히 3호기는 정비를 위해 가동 중단돼 있었고, 4호기는 비상디젤발전기의 가동에 이어 외부전원 복구로 안정적으로 발전을 하는 데 지장이 없었다.

최근 5년간 고리 원전에서는 적지 않은 사고가 일어났다. 2006년 3월 8일 4호기 증기발생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장 인부 3명이 다쳤다. 같은 해 4월 17일 3호기 냉각수 출구온도가 급상승, 발전이 중단됐다. 2007년 3월 19일 1호기 액체폐기물 증발기실에서 밀봉수가 누출돼 작업 인부 3명이 다쳤다. 2008년 8월 8일과 2010년 7월 16일에도 각각 1호기 송전선로 낙뢰로 가동이 중단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 원자로 압력용기 뚜껑인 헤드와 비주제어실 제어반, 비상디젤발전기 등 주요 설비 3개를 2013년 교체할 예정이다. 원자로 헤드는 원전의 안전과 관련된 핵심 설비로 외국 발전소에서 결함이 나타난 사례가 있어 예방차원에서, 주제어실 제어반은 최신 기술을 반영해 인간이 실수할 수 있는 오류를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에서 각각 교체키로 결정됐다. 비상디젤발전기는 주전원 공급에 이상이 생겼을 때 안전설비에 10초 이내에 4.16㎸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설비로 원전 1기당 2대가 마련돼 있다. 1978년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갔을 때 설치된 것으로 33년째 사용되고 있는 비상디젤발전기도 출력용량 증대와 최신 기술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교체된다.

한수원은 또 고리 1호기의 가동 중단으로 발생하는 하루 5억2000만원의 손실에 대해 고장을 일으킨 차단기 제조회사인 현대중공업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키로 했다. 현재까지 손실금액이 3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관련 부산과 울산 지역 환경단체들은 최근 고리 원전 인근에서 집회와 시위를 열고 “(사용연한을 넘어 연장 운영되고 있는) 고리 1호기를 즉각 폐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글·사진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