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 존 김, 퓰리처상 수상… 한인으론 네번째
입력 2011-04-19 23:01
16세 소년 피살 계기 ‘폭력범죄’ 고발
한국계 미국인 존 김(36·한국명 김주호·사진) 시카고 선타임스 사진기자가 올해 퓰리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씨는 같은 신문의 프랭크 메인, 마크 컨콜 기자와 함께 시카고의 폭력범죄를 집중 조명한 기획 기사로 ‘지역보도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한인으로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것은 네 번째다.
이들은 2009년 7월 시카고 주택가에서 발생한 16세 소년 총격 살해사건을 계기로 1년여 동안 시카고 폭력범죄를 심층 취재했다. 김씨는 사진으로 범죄의 실상을 담아냈다. 이들의 기사는 시카고에서 총기사건이 만연하고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원인이 시카고 빈민가의 독특한 ‘침묵’ 문화에 있음을 보여준다.
김씨는 현재 멕시코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인 아버지 김희웅(66)씨와 어머니 이술섭(65)씨의 4남 중 막내다. 부산 출생으로 7세 때인 1982년 시카고로 이민을 갔다. 명문 주립대인 일리노이대학 어바나-샴페인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신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사진에 매료됐다. 대학 졸업 후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트리뷴지에서 5년간 일하다 2004년 시카고 선타임스로 옮겼다.
현재 휴가 중인 그는 퓰리처상이 발표된 뒤 두세 시간이 지나서야 수상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휴대전화로 20여개의 음성 녹음 메시지가 들어왔다. 소식을 들은 친구와 직장 동료들의 축하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두 기자의 기사가 훌륭했고, 내 사진은 그 기사에 조화를 잘 맞춘 것 같다”면서 “시신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야 하는 게 가장 힘든 일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회사로 달려와 동료들과 수상 축하파티를 가졌다는 김씨는 “신문산업이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언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회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1989년 이후 22년 만에 퓰리처상 수상자를 낸 선타임스는 홈페이지 머리기사로 수상소식을 전했다. 김씨가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획기사 및 사진은 http://www.suntimes.com/pulitze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