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이번엔 3D TV 시장점유율 신경전

입력 2011-04-19 21:36

3D TV 기술방식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여온 삼성과 LG가 이번엔 시장점유율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포문을 연 건 LG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실적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LG전자가 글로벌 시장에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의 3D TV를 본격적으로 판매하는 시점이 올 3분기”라며 “연말쯤 되면 FPR과 삼성의 셔터안경(SG) 방식의 승패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배한 기술이 사장되기까지는 1∼2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면서 “내년 말이 되면 3D TV가 2D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시장조사기관 AVC의 자료를 인용해 FPR 3D TV를 중국에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중국 3D TV 시장에서 판매 비중이 40%를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5%에 불과했던 FPR 3D TV 점유율이 3월 첫째 주 27%로 껑충 뛰더니 넷째 주부터 44%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1월 95%로 압도적이었던 SG 방식의 3D TV 점유율은 56%까지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또 중국 로컬업체의 FPR 비중도 1월 31%에서 3∼4월 73∼74%로 치솟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시장에서 비교 시연회, 소비자 품평회, 전문가 평가 등을 진행한 결과 FPR 선호도가 높았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관의 조사가 아니어서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업계 공통으로 인정하는 국내외 기관의 집계 자료가 없는데다 특정 시장만 놓고 점유율을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글로벌 TV 업체 강자인 소니와 파나소닉 등이 SG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FPR이 일정 부분 시장을 잠식하더라도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결국 승부는 콘텐츠나 서비스에서 판가름 날 것이란 설명이다.

권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