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영희 PD가 말하는 ‘나는 가수다’, “임재범 섭외 총력… ‘바람이 분다’ 듣고 성공 예감”
입력 2011-04-19 21:27
“PD로서 ‘나는 가수다’를 하면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대중에게 진짜 노래를 들려주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대로 됐어요.”
MBC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를 만들었던 김영희(51·사진) PD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프로그램이 큰 화제를 모았지만 ‘김건모 재도전 허용 논란’으로 김 PD는 중도하차해야 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놀러와’를 제작한 신정수(41) PD가 맡고 있다. 아쉬울 법도 할텐데 김 PD는 “아쉬운 것은 없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재정비 시간을 가진 ‘나는 가수다’는 이날 저녁 휴식기 이후 첫 녹화를 진행했다. 탈락자인 정엽(34), 자진 하차한 김건모(43) 백지영(35)을 대신해 임재범(48)과 김연우(40), BMK(38)가 참여했다. 이중 임재범과 김연우는 김 PD가 있었을 때 섭외가 마무리된 상태였다.
김 PD는 “특히 임재범 섭외에 총력을 다했다”면서 “임재범은 30대 이상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가수여서 그의 출연에 ‘나는 가수다’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새 출연자들이 참가해 가수 7명이 경연하는 모습은 다음달 1일 방송된다.
김 PD는 첫 녹화, 첫 곡이었던 이소라(42)의 ‘바람이 분다’를 듣고 프로그램의 성공을 직감했다고 한다.
“처음에 우리는 ‘청혼’과 ‘난 행복해’를 불러달라고 제안했는데 이소라씨 쪽에서 ‘바람이 분다’를 들고 왔어요. 조율 끝에 ‘바람이 분다’를 선택했는데 결국 잘 된 거죠.”
섭외가 가장 힘들었던 인물은 백지영이라고 했다. “출연진 중 유일하게 저랑 알고 지내던 가수였는데 섭외는 힘들었어요. 이미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서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었거든요. 나중에 결정을 할 때 ‘PD님만 믿고 가겠다’고 하더군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으로는 백지영이 리허설 무대에서 부담감에 눈물을 보이던 장면을 꼽았다.
그는 “대중들이 ‘나는 가수다’에 처음 출연했던 7명에게 특히 잘해줬으면 좋겠다. 2, 3차로 참여한 사람들과 다르다. 그분들은 특히 용기가 더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했던 프로그램 중 ‘베스트 3’를 뽑아달라는 요청에는 1위는 ‘양심냉장고’, 2위와 3위에는 각각 ‘아시아 아시아’ ‘나는 가수다’를 꼽았다.
‘칭찬합시다’ ‘느낌표’ 등을 통해 공익 예능 프로그램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요즘 공익 예능은 인기가 없다. 공익 예능 프로도 있어야 하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른 것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가수다’ 하차 후 휴식기를 가진 그는 장기휴가를 얻어 오는 25일 남미로 여행을 떠난다. 8주간 12개국을 홀로 여행할 예정이라는 김 PD는 “돌아와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