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배드뱅크 2분기 설립… 부실채권 4조 우선 매입

입력 2011-04-19 18:23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되는 배드뱅크는 우선 4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사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행권이 주축이 된 배드뱅크 태스크포스(TF)는 정작 부실이 심각한 저축은행 PF 대출은 인수 대상에서 제외시킬 것으로 알려져 반쪽짜리 대책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8개 시중·특수은행으로 구성된 PF TF는 올해 2분기 중 PF 배드뱅크를 설립, 컨소시엄 형태의 사업장에 대한 부실채권을 먼저 매입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현재 은행권의 PF 부실채권 잔액 6조4000억원 가운데 컨소시엄 형태로 나간 대출 채권은 약 4조원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은행들은 부실채권 규모에 따라 배드뱅크에 일정금액을 출자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5000억∼1조원 정도의 ‘캐피탈콜’(출자 한도) 약정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통상적으로 50% 할인된 가격에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매입자금을 마련하는 데 3∼4배의 레버리지(차입)를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한 수치다. 부실채권을 정상화해 매각하고 들어오는 대금을 다시 신규 채권 매입에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출자금 규모가 크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금감원은 예상했다.

한편 배드뱅크를 통한 당국의 건설업 지원에도 불구하고 증시에서 반응은 무덤덤한 편이다. 대책이 발표된 18일에 전일 대비 0.42% 올랐던 건설주는 하루 만에 1.82% 떨어졌다. 하지만 정부 대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건설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드뱅크가 순조롭게 출발하면 PF 부실 우려가 덜어지면서 건설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날 건설업종의 주가 하락은 배드뱅크에 대한 시장의 실망보다는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 하락 등 증시 전반의 리스크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