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 與 “분당 뺏기면 끝장”… 野 “조용한 혁명 두고보라”
입력 2011-04-19 22:52
한나라당이 4·27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등장한 경기도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후보는 ‘나홀로 선거’로 맞서고 있다.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경기지역 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은 19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분당을에 집결해 선거 전략을 가다듬었다. 그동안 강원지사 보궐선거에 집중해 온 안 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강원도 방문을 취소하고 이곳을 처음 찾았다.
여당은 분당을 지역 8개 동(洞)별로 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을 5∼6명씩 배치하는 등 물량공세를 벌이기로 했다. 또 강재섭 후보가 현장 밑바닥을 훑고, 당 차원에서는 민주당과의 ‘당 대 당’ 대결 구도를 이끌어 내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투트랙 전략도 가동키로 했다. 원희목 대표비서실장은 “이번 주는 분당에 당력을 모두 쏟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전통적 당 지지층 결집부터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한나라당의 움직임에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절박함이 배어 있다. 그간 텃밭으로 분류되던 분당 지역이 야당으로 넘어갈 경우 수도권 민심 전체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물론을 앞세운 민주당 손 후보가 바닥 민심을 꾸준하게 얻자 위기감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분당을에서 무너지면 그 분위기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이곳은 야당에 결코 내줄 수 없는 우리의 핵심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손 후보는 한나라당의 파상 공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홀로 선거운동’을 투표 당일까지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4·19혁명 51주년을 맞아 소속의원 30여명과 함께 서울 수유동 국립4·19민주묘지에 참배하는 것으로 하루를 연 손 후보는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겉으로 표현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숨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지지율 상승세를 경계했다. 손 후보는 또 “내가 앞장서고 (의원들이) 함께 어깨띠를 두르고 다니는 것은 분당 주민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며 동료 의원들의 직접 지원을 사양했다. 그는 대신 지하철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만나 선거 참여를 당부한 데 이어 경로당과 기업체 모임 등을 돌며 표밭을 다졌다.
이낙연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손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조용한 방식의 야권 연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무대 위에는 손 후보가 홀로 서 있지만 그 아래와 뒤에서는 여러 사람이 별동대처럼 움직이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