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 유출 1년… 생태계 후유증 ‘현재 진행형’ 조류·거북 등 수천마리 피해

입력 2011-04-19 18:19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가 20일(현지시간)로 1주년을 맞는다. 방제 작업이 거의 끝나 바다는 옛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사고 후유증은 크다. 철저히 대비하지 않을 경우 제2의 멕시코만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등 원유 유출 피해지역에서 기름을 걷어내는 작업은 지난해 말 사실상 종료됐다. 주로 습지에 기름이 남아 있어 이를 제거하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복구 인력도 한때 4만8000여명에서 2000명으로 줄었다. 미국 언론은 ‘최악의 사태는 면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겉보기와는 달리 사고가 생태계에 미친 영향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18일 기고된 글에 따르면 루이지애나만 인근 굴 서식지의 80%가 파손됐다. 그동안 죽은 채 발견된 동물도 부지기수다. 파악된 것만 조류 6000여 마리, 거북 600여 마리, 돌고래 100여 마리다.

방제작업을 이끌어온 새드 앨런 전 해안경비대장은 “사고를 잊는다면 기름 유출사고가 또 일어날 수 있다”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고했다.

그는 특히 1989년 엑손발데즈호 사건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고 직후 방제에 관한 정부 차원의 대비와 연구가 엄청나게 진행됐지만 2∼3년 후 중단됐다는 것이다. 앨런은 “원유업체들은 더 깊이 구멍을 뚫고 기름을 빼냈다”며 “이런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했다.

미국은 정부, 산업계, 학계 인사 15명이 참여하는 해양에너지안전위원회를 설립했다. 켄 살라자 내무장관은 18일 첫 회의에서 “지난해 사고 뒤 해양오염 방지를 위해 여러 기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는 지난해 4월 20일 영국 최대기업이자 세계 2위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사의 해상석유시추 시설이 폭발하면서 일어났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