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9 오전11시(현지시간) 세계의 눈은 ‘75분간 이벤트’에 몰린다

입력 2011-04-19 21:53


英 윌리엄 왕자·케이트 미들턴 결혼식 일정 발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29) 왕자와 연인 케이트 미들턴(29)의 결혼식이 오는 2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다. 이들의 결혼은 ‘30년 만의 왕실 결혼’이라는 점뿐 아니라 ‘350년 만의 평민 왕자비 탄생’ ‘전통을 깨는 신세대형 결혼식’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국 정부 및 왕실도 이번 결혼식을 국가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왕실은 ‘로열 웨딩’ 공식 사이트를 만들어 식순, 마차 퍼레이드 코스, 피로연 메뉴 등 결혼식 진행 사항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결혼식은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세기의 결혼식, 1시간15분 진행=식은 오전 11시에 시작된다. 주례는 영국 성공회 수장인 로완 윌리엄스 대주교가 맡는다. 오전 9시50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및 각부 장관, 영연방 국가의 수장들이 식장에 입장한다. 윌리엄 왕자와 동생인 해리 왕자는 10시15분에 식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 파커볼스 콘월공작부인은 10시38분에 자택을 출발하며,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공은 10시40분에 버킹엄궁을 출발한다. 궁전과 식장은 약 5분 거리다. 신부는 아버지와 함께 10시51분에 식 전날 밤 머무른 고링 호텔을 출발한다. 예식은 12시15분에 끝난다.

12시30분엔 왕실 결혼의 전통인 마차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신랑·신부는 1902년에 만들어진 오륜 마차 ‘스테이트 란다우’를 타고 식장에서 버킹엄궁까지 퍼레이드를 갖는다. 이 마차는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의 결혼식 때도 사용됐다. 비가 올 경우 1881년에 제작된 지붕이 달린 유리 마차를 탄다. 오후 1시25분엔 신랑·신부 및 왕실 가족들이 궁전 발코니에서 국민들에게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현지 언론들은 윌리엄 부부가 1981년 찰스 부부의 ‘발코니 키스’를 재현할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객으로는 영연방 수장 및 각국 대사, 가수 엘튼 존과 데이비드 베컴 부부 등 1900여명이 초대됐다. 영국 주재 북한 대사도 포함됐다. 왕자의 전 여자친구들과 케이트의 전 남자친구도 참석한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하객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전통’보다 ‘실용’=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번 결혼식이 전통적인 왕실 예식의 틀을 깬다고 보도했다. 피로연 식사로 전통적인 정찬 대신 뷔페를 제공한다. 이는 ‘먹을 만큼 담으라’는 실용 정신을 보여준다. 또 하객들에게 “결혼 선물 대신 자선단체 기부를 받겠다”는 뜻을 전했다.

신부는 식장에 마차가 아닌 승용차로 도착한다. 웨딩드레스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입었던 드레스와 비교해 수수한 디자인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신세대의 특성이 드러난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실용적인 결혼식이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왕실이 호화예식을 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선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 실제 영국인들의 관심 정도보다 언론의 취재 열기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영국인의 60%가 ‘로열 웨딩’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