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타이, 보스턴대회 2:03:02 기록… 마라톤 세계신 57초 단축했지만 편도코스서 작성돼 공인 불가

입력 2011-04-19 18:39

‘아깝다! 세계기록.’

케냐의 ‘철각’ 제프리 무타이(30)가 19일(한국시간) 열린 제115회 보스턴마라톤 남자부에서 2시간3분02초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세계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무타이의 이날 기록은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2008년 베를린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3분59초의 세계기록을 57초나 앞당긴 것이다.

그러나 보스턴마라톤은 편도 코스에다 내리막 경사에 강한 바람을 등지고 달리는 코스여서 무타이의 기록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공인을 받지 못했다.

IAAF는 출발선과 결승선이 같은 순환코스(루프코스)에서 나온 기록만 세계기록으로 인정한다. IAAF는 2010년 마라톤 대회 규칙에서 마라톤 출발선과 결승선 사이 직선거리가 풀코스(42.195㎞)의 절반인 21㎞ 이상 떨어져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출발선과 결승선 사이를 21㎞ 내에서 왕복하는 마라톤 코스만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한 지점에서 출발해 42.195㎞를 쭉 달려 다른 지점에 골인하는 보스턴마라톤과 같은 편도 코스에서 생산된 기록은 세계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번 보스턴마라톤 코스는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많아 바람이 기록을 단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보스턴에는 초속 6∼8m의 강풍이 분 것으로 알려졌다.

IAAF는 출발선에서 결승선 사이의 경사도도 ㎞당 1m를 넘지 않도록 정했다. 풀코스를 뛴다고 가정하면 출발선과 결승선의 고도차가 42m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번 보스턴마라톤 코스는 출발선과 결승선 사이 고도가 무려 143m나 차이가 났다. 즉, 선수들은 출발과 함께 결승선까지 거의 내리막을 달렸다는 얘기다.

한편 케냐 선수들은 17일 열린 런던마라톤 남녀부에서 각각 에마뉘엘 무타이(27)와 마리 케이타니가 우승한데 이어 이날 보스턴마라톤에서도 남녀부 정상에 올라 ‘마라톤 최강국’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김준동 기자